(서산=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 작은 사고가 나는데, 당국은 주민들이 안중에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16일 오후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농협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벤젠 누출사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화학사고 발생에 대한 당국의 소극적인 대처를 성토했다.
한 주민은 "가까운 곳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누출됐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뉴스를 통해 알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뭐가 누출됐다고 하는데, 대피 안내조차 없었다"며 "방독면이라도 써야 하는데 어디 가서 구해야 하는지 주민들은 아무것도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부분의 주민은 "벤젠이 누출된 지 한참이 지나서야 누출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게 됐다"며 "휘발성 물질이 누출되고 한참이 지나서야 측정을 하고 주민한테 안심하라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해명을 요구했다.
화학사고 통보 시스템 작동 여부, 주민 대피훈련 여부, 사고 원인 규명과 방지대책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서산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대처를 최우선으로 하고 주민 피해가 우려될 경우 이에 맞는 매뉴얼에 따라 처리하게 된다"며 "어제 사고는 주민이 대피할 정도의 사고가 아니어서 이장을 비롯한 몇몇 주민들에게 우선 통보하다 보니 일반 주민은 뒤늦게 알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롯데케미칼이 공장 인근인 대산읍 주민들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설명회에서 환경부, 충남도, 서산시 공무원들은 주민들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는다. 성의 없게 답변한다"는 항의를 받았다.
15일 오후 5시 5분께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롯데케미칼 BTX 공장에서 발암성 물질인 벤젠 5∼6t가량이 누출돼 화학차 등이 출동해 긴급 방재작업을 벌였다. 이 사고로 이날 오전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 내 대기 중 벤젠 측정치가 일부 환경기준을 초과해 검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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