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부 학교 흉기 난동 사건, 계획 범행 가능성"(종합)

입력 2018-01-16 21:12  

"러 중부 학교 흉기 난동 사건, 계획 범행 가능성"(종합)
현지 언론 "교실 난입 후 학생·교사 무차별 공격 증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중부 도시 페름의 한 학교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이 애초부터 용의자들에 의해 계획됐던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다.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은 16일(현지시간) 전날 페름 학교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용의자들이 계획적으로 학교에 난입해 학생들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계획적 공격설의 근거로 학생과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었다.
이에 따르면 피해 학교 고등학교 과정 재학생인 한 학생과 이 학교에서 퇴학당한 동년배의 다른 학생은 사건 당일 수업시간에 4학년 교실로 갑자기 난입해 학생과 교사를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흉기 공격을 가했다.
한 용의자가 교실 안을 휘젓고 다니며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다른 학생은 출입문을 막고 서서 도망가려는 학생들을 밀쳐냈다고 목격자들은 증언했다.
소식통은 용의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다른 학생들로부터 조롱을 당해왔던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용의자들이 모욕에 복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르고 그 뒤 함께 자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들은 현재 자상을 입고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가설은 용의자 가운데 퇴학생이 SNS에 지난 1999년 미국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동영상을 많이 올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선 당시 2명의 학생이 교내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자살하면서 가해자들을 포함해 모두 15명이 목숨을 잃고 24명이 부상한 바 있다.
페름 학교 사건 당일 현지 언론은 2명의 용의자가 교내 복도에서 흉기로 싸움을 벌이다 몸싸움 끝에 근처 4학년 교실로 들어갔고 홧김에 싸움을 말리던 여교사와 학생들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수사당국은 이날 흉기 난동으로 모두 15명이 부상했으며, 12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적극적으로 난동을 저지했던 여교사와 2명의 학생은 심한 자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 대통령 산하 아동 권리 담당 전권대표 안나 쿠즈네초바는 이날 용의자 2명 가운데 1명이 몇 년 전부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모의 말도 듣지 않는 등의 문제를 보였으나 전문가 상담이나 심리 치료 등의 적합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용의자의 부모는 지난해 페름시 청소년 문제 담당 위원회에 아이를 통제할 수 없다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해당 관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2012년에는 이 학생이 다른 동급생들에 공격적 태도를 보여 학급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개인 수업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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