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신기술주 주목…"과열 양상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코스닥이 16일 900선을 돌파하면서 '1,000 시대'가 개막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62포인트(1.08%) 오른 901.23으로 장을 마쳤다. 15년 9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12월 하순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한 제약·바이오주 주도로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고점 논란 등이 불거지며 유가증권시장이 과열 논란에 주춤하는 사이 시장의 관심이 그간 저평가됐던 코스닥으로 옮겨간 영향이다.
여기에 지난 11일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지수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정부는 기관을 비롯한 코스닥 시장 투자자와 기업에 각종 세제혜택과 금융지원을 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책 발표 다음 날인 12일 장중 한때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이 5분동안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정부 대책이 '주마가편'이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지수가 올해 상반기 1,0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과 정부의 활성화 방안이 코스닥 랠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상반기 1,000선을 넘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코스닥이 20%대의 상승세를 2년 연속 이어간다면 과열 양상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수가 1,000을 넘은 뒤에는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내 고점을 1,000 정도로 잡고 있지만, 통합 지수 발표로 수급 기대감에 지수가 더 오를 수도 있다"며 "1,000 도달 시점은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앞으로 원화 강세의 환율 환경과 삼성전자[005930] 투자심리 약화에 따른 방향 전환, 사드 이슈 해소 등으로 코스닥 기업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바이오주의 경우 과열 우려가 없지는 않으나, 미국 나스닥의 움직임과 정부 정책 효과로 연내 1,000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측면에서 1,000 도달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소형주, 바이오주는 모멘텀이나 수급 측면에서 보면 오랫동안 쉬었다는 점에서 상승 여력이 있지만, 밸류에이션을 언급하기 어려워 지수 전망은 어렵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4분기 실적 시즌이 이달 말 시작하기 전까지 바이오주의 흐름에 따라 지수가 900선을 기준으로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제약·바이오주에 이어 코스닥 '1,000 시대' 개막을 이끌 '차세대 코스닥 업종'으로는 의료와 4차 산업 관련이 가장 많이 꼽혔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제약·바이오주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올랐지만 의료 서비스와 의료 장비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며 의료 장비를 관심 업종으로 제시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의료 장비 등 그간 소외당한 종목들이 오르고 있다"며 "정보기술(IT)과 밸류체인과 관련한 종목도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장비 등 정보기술(IT)과 신재생 에너지 등 신기술 기업, 원화 강세에 따른 음·식료 등 내수주도 관심을 가질 업종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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