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 발생 가능성까지 경고…경찰·군 동원 판사들 신변보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 대표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시도를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16일(현지시간) 한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2심 재판을 전후해) 룰라 전 대통령을 체포하려면 다른 많은 사람도 체포해야 할 것"이라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직 연방상원의원인 호프만 대표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가 1심 재판에서 룰라 전 대통령에게 돈세탁 등 혐의를 무리하게 적용해 실형을 선고했다고 비난하면서 "2심 재판부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호프만 대표는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을 전제로 한 '플랜 B'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룰라를 대선후보로 내세우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상파울루 주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은 남부 포르투 알레그리 시에 있는 지역 연방법원에서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며,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이 선고되면 2018년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노동자당은 지난 13일부터 주요 도시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다.
노동자당은 또 상파울루를 비롯해 10여 개 도시에서 '민주주의 수호와 룰라의 대선 출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민위원회'를 발족시켰으며, 위원회를 최대 6천 개까지 늘려 세를 과시할 계획이다.
한편, 카르멘 루시아 연방대법원장은 전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포르투 알레그리 지역 연방법원의 카를루스 에두아르두 톰슨 플로리스 법원장을 만나 룰라 재판을 전후한 안전대책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브라질 정부는 룰라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포르투 알레그리 지역 연방법원 판사들에 대한 신변보호에 나섰다.
법무장관은 연방경찰과 군병력이 법원을 비롯한 주요 공공시설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과격시위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힌다. '좌파의 아이콘'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좌파진영에서는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에 따라 그가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정치권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대선 1차 투표일은 10월 7일이고,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가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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