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금도 700억원 삭감

입력 2018-01-1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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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금도 700억원 삭감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 정부가 16일(현지시간)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지원할 예정이었던 자금 수천만 달러를 삭감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UNRWA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이 UNRWA에 지원할 예정이었던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331억 원) 가운데 6천500만 달러(약 692억 원)를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6천만 달러(약 638억 원)는 UNRWA의 자금 고갈과 운영 중단을 막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국무부는 덧붙였다.
국무부는 미국의 추가 자금 지원은 UNRWA의 변화에 달려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일부 개혁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싶다"면서 UNRWA의 운영과 자금 조달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누군가를 벌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UNRWA의 최대 후원국으로, 이 기구 예산의 거의 30%에 이르는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2016년에는 UNRWA에 3억5천500만 달러(약 3천777억 원)를 지원했고, 올해도 비슷한 금액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더는 평화를 이야기할 의사가 없는 팔레스타인에 우리가 왜 이런 막대한 미래 지급액을 줘야 하나"라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중단을 시사한 후 국무부는 자금 집행을 보류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 이후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UNRWA는 1949년에 설립돼 현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 강 서안,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에 흩어져 사는 500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보건, 교육 등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성명을 통해 국무부의 이번 결정은 "팔레스타인인들 가운데 가장 취약한 이들"을 겨냥하고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서 교육과 건강, 피난처, 존엄한 생활을 빼앗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유엔에서 취재진에게 UNRWA는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나는 매우 우려하며 미국이 UNRW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다니 대넌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국무부의 조치를 환영하면서 UNRWA는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선전 활동을 지원하는 데 인도주의적 지원을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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