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바비스 내각, 신임투표 부결로 총사퇴…곧 재구성 나설듯(종합)

입력 2018-01-18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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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바비스 내각, 신임투표 부결로 총사퇴…곧 재구성 나설듯(종합)
일부 야당, 연정 구성에 문 열어놓아…체코 대선에 영향받을듯



(서울·베를린=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이광빈 특파원 = 재벌 출신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가 이끄는 체코 내각이 의회의 신임투표에서 지지를 얻지 못해 취임 한달 만에 총사퇴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바비스 총리 내각은 이날 체코 의회의 신임투표가 부결되면서 총사퇴했다.
다만, 현 내각은 새 내각이 꾸려질 때까지 임시로 가동된다.
투표에선 찬성표는 78표에 그친 반면 반대표는 117표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체코 총선에서 긍정당(ANO) 대표로 승리를 이끈 바비스 총리는 반(反)난민·반(反)유로 성향으로 총선에서는 승리했지만 의회 과반 달성에 실패했다.
그는 안정적인 과반 확보를 위해 연정을 추진했지만 주요 정당들이 거부하자 소수정부를 구성했다.
다른 정당들은 체코의 2위 재벌인 바비스 총리가 한때 소유한 기업이 유럽연합(EU) 보조금을 빼돌린 혐의로 그가 수사를 받고 있으며 기소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연정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보조금 편취 혐의에 대해 바비스 총리는 "사람들은 멍청하지 않으며 그들은 이 사건이 나를 해치고 정치 참여와 총선 승리를 막고 내가 총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치적 사건임을 알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이번주 내로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다.
다만, 제만 대통령은 정치적 동맹 관계인 바비스 총리가 의회의 불신임으로 사퇴하더라도 그를 다시 총리로 지명하겠다고 약속해, 바비스 총리는 다시 내각 구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제2당에 오른 정통 보수정당 시민민주당의 페트르 피알라 대표는 불신임 투표 직후 "이제 공은 긍정당에 넘어갔다"며 "그동안 다른 정당들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긍정당은 다른 사람이 새 정부를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사회민주당과 기독민주당은 최근 연정 참여에 문을 열어놓겠다는 반응을 보였 귀추가 주목된다.
긍정당의 지지율이 최근 35.5%까지 오르는 가운데, 바비스 총리가 끝내 내각 구성에 실패해 재선거를 치르게 되면 긍정당의 의석수만 늘어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친(親)러시아 성향의 제만 대통령은 오는 26∼27일 친서방 성향의 지리 드라호시 후보와 대선 결선투표를 치른다.
지난 12∼13일 열린 1차 투표에서 제만 대통령은 3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지만, 야당표가 결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바비스 총리는 제만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입지가 단단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드라호시 후보가 승리하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야당은 오는 19일 바비스 총리에 대한 원활한 수사를 위해 면책특권을 박탈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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