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뇌물' 김백준 구속 후 첫 검찰 소환…수의에 수갑(종합)

입력 2018-01-17 21:24   수정 2018-01-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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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뇌물' 김백준 구속 후 첫 검찰 소환…수의에 수갑(종합)
金 "돈 받은 적 없어" 혐의 부인…'MB 지시' 규명에 수사력 집중
檢, '민간인 사찰 임막음' 5천만원 목영만 前기조실장 전달 파악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고동욱 기자 = 이명박 정부 청와대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로 17일 새벽 구속된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오후 검찰에 소환돼 구속 후 첫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1시 45분께 서울구치소 호송차량을 타고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한 김 전 기획관은 카키색 겨울용 수의 차림에 수갑을 찬 채 굳은 모습으로 차에서 내려 빠른 발걸음으로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국정원으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4억여원의 특수사업비를 불법 수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국고손실)로 17일 새벽 구속됐다.
법조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김 전 기획관이 구속됨에 따라 검찰의 수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본격적으로 겨냥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과 집안 대소사를 오랜 기간 곁에서 챙겨 '집사'로 통하는 인물이다.
검찰은 오랜 기간 이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김 전 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 몰래 국정원 금품을 받는 일탈 행동을 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이 전 대통령이 관여한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 중이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때까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태도를 취해 온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조사에서도 기존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검찰은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2008년 김 전 기획관에게 특수사업비를 건넨 뒤 이 전 대통령과 독대해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기획관의 태도가 바뀔 경우 이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국정원에서 5천만원을 받아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건넨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검찰은 김 전 비서관에게 이 돈을 직접 전해준 국정원 관계자가 목영만 전 기조실장이라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주무관은 2011년 4월 자신이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으로부터 5천만원의 '관봉'을 받았으며, 류 전 관리관으로부터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자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목 전 실장을 다시 소환해 당시 김 전 비서관에게 자금을 건넨 경위와 추가로 청와대 등에 건넨 불법 자금이 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전 비서관 구속으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검찰은 이날 건강을 이유로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은 김 전 비서관을 18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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