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 수온적응 시설 설치·외국인 전용 시설 대폭 확대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세계적인 겨울축제로 성장한 화천산천어축제가 2006년부터 12년 연속 100만명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축제 개막 12일째인 17일까지 찾은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사전에 운영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광객을 합친 것이다.
지역특성상 최전방 접경지역인 탓에 축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화천이 세계적인 글로벌 축제로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화천산천어축제는 그동안 국내 겨울축제가 선뜻 시도하지 않던 새로운 도전들로 생장점을 조금씩 키워갔다.
우선 2003년 첫 축제에 이름도 생소했던 산천어를 투입했다.
관광객이 산천어 낚시를 하는 축제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송어나 빙어를 잡는 축제는 있었지만, 생태를 잘 알지 못했던 산천어를 투입하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도전이었다.
무엇보다 축제장 내 수온과 낚싯대에 매달린 먹잇감에 제대로 반응하는지 등 산천어 생태를 가늠하기가 불확실했다.
폐사 우려가 컸지만, 임시시설인 축양장을 만들어 축제장과 같은 수온에 적응시켜 폐사율을 줄이는 노력을 했다.
또 메인 프로그램인 낚시터를 예약, 현장, 영유아, 외국인 전용 등으로 나눠 각각 낚시 가이드를 처음으로 배치했다.
누구나 축제장에서 손쉽게 물고기를 걷어 올리는 손맛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축제 성공의 원동력 중 대표적인 것은 역시 상품권제도다.
축제장에 도입한 상품권은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 본래 축제 취지를 제대로 살렸다.
국내 유일 흑자 축제로 이름을 알린 것도 이 때문이다.
축제에 참여하면 상품권이나 농특산물 교환권 절반가량을 돌려주는 것으로 12년 전인 2006년 국내 처음으로 시도했다.
관광객은 절반 가격에 축제를 즐긴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됐고, 주민은 농한기 소득 증가에 미소를 짓게 됐다.
올해의 경우 100만명의 관광객이 넘게 찾아 10억원을 훌쩍 넘기는 순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축제를 치르면서 관광객이 경험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한 화천군은 노력도 성공 비결 중 하나다.
대중교통 이용자들 위해 인접한 춘천까지 오가는 시외버스 막차시간을 연장하고 현장에 취재진을 위한 지원반을 운영했다.
매년 축제 성공의 흠으로 남았던 협소한 주차장과 부족한 낚시터 문제도 올해는 사정이 한결 나아졌다.
최근 도심에 전용 주차타워를 건립하고, 주말에 축제장 상류에 제2 예약낚시터를 조성했다.
여성을 위한 전용 화장실, 수유 공간 설치, 다자녀 가정 할인 등도 작지만 세심함이 돋보이는 배려다.
잠재고객인 장병들을 위한 '군부대의 날' 행사도 접경지에서 열리는 화천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세계적인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외국인을 위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은 산천어축제의 자랑거리다.
외국인을 위해 전용 낚시터와 구이터를 마련하고 서울 홍대, 광화문에서 축제장을 오가는 셔틀버스까지 마련했다.
여기에 지역주민의 참여와 배려, 자원봉사자는 산천어축제를 성공으로 이끈 밑거름이라고 화천군은 밝혔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산천어축제는 주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이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라며 "관광객과 소통하고, 피드백으로 더 나은 축제를 되도록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h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