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흠집내기 수사"…盧 전 대통령 일가 640만 달러 의혹 또 거론
(전주=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7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가정보원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 "MB가 의논해 (국정원) 돈을 받았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는 한 대통령이 사후보고 받은 것은 아무 범죄가 안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시 전북도당 당사에서 열린 광주시당·전북도당·전남도당 합동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서로 공모해서 돈을 받아야 범죄가 되는 것이지, 나중에 보고했다고 해서 범죄가 되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것은 MB를 흠집 내려고 하는 것이고, (검찰이) MB를 조사하겠다는 것은 좀 과하다. 속된 말로 640만 달러를 직접 받은 사람도, 가족도 조사 안 하고 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을 다시 거론했다.
홍 대표는 그러나 당 차원에서 이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하는 것은 아니다"며 "두 분(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다 한국당 출신 대통령이다. 당원도 아니고 자신들이 나갔다"며 선을 그었다.
홍 대표는 또 최근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 혼선 논란과 관련해선 "아무런 검토 없이 하루아침에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업한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검토한다고 하니 청년들을 분노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청년들이 희망이 없으니 가상화폐에 몰릴 수밖에 없다"며 "가상화폐 기능 중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은 다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 아파트값 상승과 여권의 보유세 인상 추진 움직임을 두고는 "부동산은 강제로 규제하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거래세를 완화해 부동산을 팔도록 권장해줘야 하는데 모든 통로를 막아놓으면 부동산은 오를 수밖에 없다"며 "보유세를 부과하면 부동산 가진 사람들로부터 반감만 산다. 시장 기능에 맡기려면 강제로 규제를 다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특히 "노무현 정권 때는 5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5억이 올랐는데, 이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1년 만에 5억이 올랐다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난리"라며 "점점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호남지역 신년인사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층을 '문슬람'이라 칭하고, 권력기관 개혁을 주도하는 조국 민정수석에 대해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한풀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각종 논란성 발언을 쏟아냈던 대구·부산·서울 등 이전 신년인사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홍 대표는 이날 특별한 현안 관련 언급 없이 전북 부안 출신인 부인 이순삼 여사와의 연애 시절 이야기 등 개인적이고 부드러운 이야기로 발언을 이어갔다.
홍 대표는 "최근 어떤 분이 저를 비난하면서 남성우월주의자로 여자를 깔보는 '마초'같다고 했다"며 "저는 그런 마초가 아니라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떤 희생도 하는 '상남자'"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원래 호남지역은 한국 보수세력의 뿌리였는데, 이후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영호남이 갈라져 한국당의 불모지가 됐다"며 "호남 지지층이 돌아올 때까지 한국당은 호남에 대한 애정을(구애를)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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