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매체 "터키군, 국경 건너 아프린 포격 개시"…"피란 움직임 포착"
쿠르드민병대 사령관 "IS 몰아냈 듯이 에르도안 소란 쓸어버릴 것"
터키 관영매체 "미군, 아프린 쿠르드 지원 안 한다 말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대통령이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지역에 군사작전이 임박했다고 위협한 후 국경지역에 긴장이 팽팽하다.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야는 터키군이 16일 밤(현지시간) 남쪽 국경 너머 시리아 아프린의 쿠르드 민병대를 향해 포격을 시작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아프린과 접한 터키 국경지역으로 터키군 장갑차량과 병력이 계속 이동 중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아프린에서 남쪽 알레포 방향으로 피란하는 주민 차량 행렬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터키군은 아직 공식적인 작전 개시 발표를 하지 않았다.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앙카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이나 모레나, 단기간에 아프린 작전을 시작할 수 있다"고 거듭 위협했다.
최근 시리아 북부 쿠르드 지역에서 미군이 쿠르드 군대 조직에 나섰다는 아랍 매체 보도후 미군은 쿠르드를 주축으로 하는 '국경 병력' 양성 계획을 공개했다.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자국의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연계 테러조직으로 분류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14일 여당 행사에서 ""아프린에서 국경 테러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앞으로 며칠 후에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린은 터키 남부 하타이·킬리스 지역과 국경을 접한 쿠르드 지역이다. 터키군이 통제하는 지역을 사이에 두고 하사케나 아인이사 같은 다른 시리아 쿠르드 지역과 분리돼 있다.
아프린의 YPG 병력은 8천∼1만명 규모로 추정된다.
YPG 사령관 시판 헤모는 16일 쿠르드 뉴스통신 ANF와 인터뷰에서 "우리 부대는 다에시(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의 아랍어 약칭)를 몰아낸 것처럼 아프린에서 에르도안이 일으키는 난리를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터키군이 이 지역에서 직접 대규모 작전을 전개하려면 시리아에 주둔한 미국과 러시아의 용인 아래 가능하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는 아프린의 쿠르드 민병대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터키 관영 매체가 전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에이드리언 랭컨-갤러웨이 소령은 아나돌루통신에, "우리는 아프린 YPG를 '이슬림국가'(IS) 격퇴전 동맹군의 일원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시리아에서 하는 일은 IS 격퇴전으로, 아프린 YPG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IS 격퇴전 국제동맹군의 대변인 라이언 딜런 미군 대령도 "우리는 아프린에서 작전을 수행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유프라테스중류계곡을 따라 IS 잔존 세력을 소탕하는 파트너를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답변은 미국이 터키의 아프린 작전에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YPG를 위해 터키군의 아프린 작전에 개입할 것인가'를 묻는 아랍 매체 알자지라의 취재에 국제동맹군은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국제동맹군은 "가상 상황에 관해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일"이며 "국제동맹군은 IS 격퇴전에 참여한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에 훈련과 장비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