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선주의 '反 이민' 등 정책과 트럼프 막말에 직업외교관들 회의감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 1년간 고위직 외교관의 60%가량이 국무부를 떠났다고 인터넷매체 맥클래치가 미 외교협회 자료를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우선주의' 기치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보다는 '힘'을 통한 국제관계의 영향력 행사를 중시하는 데다 국무부 예산과 인력을 감축하면서 미 외교의 중추인 대사·공사·참사급 직업외교관들이 대거 사직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엿새 전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소굴'(shithole)로 깎아내린 데서 보듯 인종주의 논란을 야기하는 현 행정부의 '반(反) 이민' 등 정책 탓에 직업외교관들의 입지가 턱없이 좁아진 게 이러한 '엑소더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존 필리 파나마 주재 미 대사가 최근 백악관과 국무부, 파나마 정부에 오는 3월 9일까지만 근무하겠다는 입장을 담은 사의를 표명한 일이다.
그는 지난해 말 백악관에 제출한 사직서에서 "내가 할 수 없는 게 있다면 사임하는 게 명예롭다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더는 외교관으로 근무할 수 없다는 항의 표시로 풀이됐다.
맥클래치는 "필리 대사의 사직으로 인해 미 외교관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한 관리는 이 매체에 "지난 며칠간 일어난 일들 탓에 외교관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고 '거지소굴' 파문을 지적하면서 적지 않은 외교관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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