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에 협조공문 발송…이수자 여사 친필 서한도 보내, 시 "조심스럽다"
(통영=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독일 베를린에 있는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유해가 고향인 경남 통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통영시는 윤이상 선생의 유족과 독일에 있는 선생의 묘소 이장을 위한 사전 협의를 마치고 외교부에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다고 18일 밝혔다.
선생의 부인 이수자 여사가 묘소 이장을 희망하는 친필 서한도 공문과 함께 외교부에 보냈다.
공문에서 시는 독일 정부와 베를린 묘소 이장동의 및 승인을 위한 외교적 협조를 요청했다.
독일 베를린 미하엘 뭘러 시장에게도 공문을 보내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조성된 윤 선생의 묘소 이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공문에는 이수자 여사와 딸 윤정씨가 통영에 정착해 여생을 보내고 있으며, 아흔이 넘은 이 씨가 윤 선생의 유해를 고향으로 옮겨와 함께 묻히는 것이 바람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외교부 답변이 오면 시 공무원을 독일 현지로 보내 이장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장 과정엔 딸 윤정씨도 동행할 예정이다.
특히 정범구 주독일 대사가 지난 16일 베를린에 있는 윤 선생 묘소를 찾은 뒤 관련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정부 측 반응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 대사는 페이스북에 "묘소 한편에 푸른 동백나무가 의연하게 서 있다"며 "김정숙 여사가 통영에서 가져와 심은, 바로 그 동백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시 관계자는 "외교부나 독일로부터 회신이 오지 않아 아직 지켜보고 있으며 조심스럽다"며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시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선생은 1960년대 독일 유학생 시절에 북한에 있는 강서고분의 '사신도'를 직접 보겠다며 방북했다가 간첩으로 몰려 기소되면서 국내에서 줄곧 이념 논란에 시달렸다.
국외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 음악가',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등으로 불리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1995년 11월 3일 독일 베를린에서 타계한 윤 선생의 유해는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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