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상 입히고 반창고…사우디 "예멘 경제안정화" 20억달러 지원

입력 2018-01-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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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 입히고 반창고…사우디 "예멘 경제안정화" 20억달러 지원
예멘 내전 군사개입·항구 봉쇄로 사우디에 대한 비판 고조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예멘 내전에 군사 개입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내고 예멘 경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제 안정화를 명분 삼아 예멘에 20억 달러(약 2조1천400억원)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예멘 환율 안정을 위해 예멘중앙은행에 현금 20억 달러를 예치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조치로 예멘 통화인 리알의 화폐 가치 급락을 막고 예멘 국민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불만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살만 사우디 국왕 지시에 따른 것이다.
사우디 정부의 한 관계자는 "환율 안정화를 위해 2012년 예멘중앙은행에 이미 지급한 10억 달러를 포함하면 전체 액수는 30억 달러가 된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예멘 지원 결정은 내전 개입과 공습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는 도중 나왔다.
특히 사우디 주도 국제동맹군의 예멘 공습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예멘 경제마저 파탄 지경에 내몰린 상황에서 사우디 역할론에 대한 비판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예멘 총리는 내전으로 피폐해진 환율을 지탱하고 자국민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실제 최근 며칠간 달러 대비 예멘 리알 가치는 급락했고 생활필수품 가격도 크게 올랐다. 예멘 아덴에 있는 환전소에 따르면 지난해 달러 대비 약 365리알은 현재 약 530리알로 떨어진 상태다.
아덴에 사는 군인 아흐메드 모하메드는 "환율 가치 하락으로 식품과 연료와 같은 기본 생활 품목의 가격이 배로 뛰었다"고 말했다.
매달 받는 급료의 가치도 200달러에서 절반으로 하락했다고 그는 전했다.
화폐 가치 하락 등으로 올해 예멘의 물가상승률은 29.5%에 달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추정했다.
여기에 3년째 이어진 내전으로 예멘의 원유 생산이 거의 모든 시설에서 멈췄고 경제 발전의 원동력인 수출도 중단됐다.
국제사회는 예멘이 현재 처한 상황을 두고 사우디를 비판하고 있다.
세계 17개 구호 단체들은 사우디 주도의 예멘 항구 봉쇄 조치를 비판하기도 했다. 항구 봉쇄로 구호품 전달조차 차단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사우디는 19일까지 임시로 봉쇄를 풀기로 했다.
사우디 동맹군은 지난해 11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이란이 배후에 있다며 항구, 공항을 모두 봉쇄했다가 국제기구의 구호물자 전달만 허용한다며 일시적으로 봉쇄를 해제하기도 했다.
2015년 3월 본격화한 예멘 내전은 시아파 반군 후티와 예멘 정부의 대결,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 동맹군의 군사개입 속에 민병대와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가 뒤섞여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만 고조시키고 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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