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나서기 무섭다…호주서 잇단 트럭 사고·배우 가족 참변

입력 2018-01-18 10:42  

도로 나서기 무섭다…호주서 잇단 트럭 사고·배우 가족 참변
대형트럭 사망 45% ↑…여배우 22일 만에 숨져 가족 4명 전원 사망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서 대형트럭 사고가 잇따르고 지난해 말 발생한 교통사고로 여배우 일가족 4명이 결국 모두 숨지는 불행으로 매듭지어지자 도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가고 있다.
특히 대형 트럭관련 사고 사망자가 최근 급증하면서 정부와 업계 모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중서부의 더보 인근에서는 지난 16일 정오 직후 콘크리트 블록을 싣고 가던 대형트럭이 도로 공사 때문에 서행하던 차량 6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같은 승용차에 타고 가던 19살의 대학생 2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당시 도로 작업자 1명은 눈앞에서 벌어진 참혹한 사고에 졸도하기도 했다.
이 사고 직후 NSW주의 멜린다 페이비 도로장관은 "지난 24시간 동안 대형트럭이 연루된 사고가 모두 6건이 발생해 소중한 목숨을 잃고 가정이 파괴됐다"라고 말했다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호주에서 대형트럭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급증세다.
NSW 도로안전센터에 따르면 대형트럭 사고 관련 사망자는 2016년 56명에서 지난해 81명으로 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형트럭과 관련된 사고 사망자가 감소하고, 전체 도로 사망자도 3% 증가에 그쳤을 뿐이다.
NSW 주정부는 현재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이나 차선이탈 경보장치, 속도 제한 장치 등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호주 최대 물류 회사인 '톨 그룹'(Toll Group)은 지난주 맬컴 턴불 연방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전국 차원의 새 기준을 마련, 도로 안전을 위협하는 과속이나 장시간 근무, 위험한 적재물 등과 관련한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친척 집을 방문해 성탄절 휴가를 마치고 귀가 중 교통사고로 위독한 상태였던 배우 제시카 폴크호트(29)가 사고 22일 만인 17일 오전 끝내 사망했다.
제시카와 함께 타고 있던 아버지(69)와 어머니(60)는 사고 당시 바로 숨졌고, 여동생 애너벌(21)은 나흘 후 사망한 바 있어 이 사고는 탑승한 가족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으로 끝났다.
당시 중앙선을 넘어 사고를 부른 상대 운전자(51) 역시 바로 숨졌다. 그는 20차례 교통 위반 전력에 마약 중독자였고, 사고 당시에는 약물 중독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제시카는 호주 유명 TV 드라마인 '홈 앤드 어웨이'(Home and Away)에 출연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장편 영화 쪽에도 데뷔해 촬영을 마쳤으나, 올해 상영 예정인 이 영화는 그의 유작으로 남게 됐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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