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2018년 새해 정부 업무보고를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이낙연 국무총리가 받는 데는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정의 내실 다지기와 함께 책임총리에 힘을 실어 주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18일 오후 '소득주도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주제로 고용부·중기부·복지부·농식품부·해수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이달 29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주제별로 정부 업무보고를 받는다.
대통령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닌 국무총리가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총리는 앞서 지난 1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업무보고를 받는 데 대해 "대통령께서 각 부처 보고를 받은 지 몇 달 안 됐고, 지금은 새로운 과제를 설정하기보다는 이미 있는 과제를 어떻게 가시화할 것인지 각론의 국면이라 내가 보고를 받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 총리 업무보고의 의미는 첫째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 내실 다지기로 해석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한 만큼 총리가 직접 이들 과제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부처 간 유기적 협조를 촉진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이번 업무보고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본인이 최근 가상화폐 정책 혼선이나 유치원 영어교육 금지 논란 등과 관련해 '부처 간 조정을 거친 하나의 목소리'를 강조해 온 만큼 그런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부처는 이 총리가 그동안 국무회의와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미진한 점은 꼬치꼬치 캐묻고, 잔소리·쓴소리를 마다치 않으며 때로는 '호통'까지 쳐 온 만큼 예상질문과 답변을 준비하는데 예년보다 더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업무보고는 책임총리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총리와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주례회동을 통해 이 총리가 내각을 이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이 총리도 지난해 11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통령께서 '내정은 총리가 최종적 책임자라 생각하고 임해달라'고 하셨다. 그게 책임총리의 현재적 범위라 생각한다"고 책임총리의 역할을 규정한 바 있다.
이 총리가 취임 후 그간 '긴급지시'를 내린 사례만 보더라도 ▲수락산 화재 ▲멕시코 지진 ▲포항지진 ▲고창오리농가 조류인플루엔자(AI) ▲영흥도 낚싯배 사고 ▲제천 화재 ▲추자도 어선전복사고 등 다양하다.
이 총리는 21년간 기자생활을 한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거쳐 이전의 총리들과 비교해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장악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한 점이 이번 정부 업무보고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지에 정부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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