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형은행, 종이통장 개설비·계좌유지 수수료 청구 검토

입력 2018-01-18 15:11  

日대형은행, 종이통장 개설비·계좌유지 수수료 청구 검토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초저금리로 수익구조가 악화된 일본 메가뱅크(대형은행)들이 종이 통장 개설비와 계좌유지 수수료를 부과하려 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비용 부담이 큰 종이 통장 개설을 유료화하고, 비용이 적은 인터넷 통장 이용을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은행 측은 2019년까지 인터넷 통장을 보강해 과거 10년분 거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종이 통장을 사용할 경우 예금자로부터 매년 유지 수수료를 거두는 방안도 검토한다.
은행 측이 세금 부담을 예금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종이 통장이 발행되는 계좌에 대해서는 은행이 매년 200엔(약 1천915원)의 인지세를 지불한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에 개설된 4천만 계좌 중 인터넷 통장 150만 계좌를 제외하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77억 엔의 세금 부담이 발생한다. 일본 은행업계가 통장 계좌에 부담한 세액은 2015년도 약 726억 엔이었다.
다른 은행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초저금리로 대출 수익이 줄었지만 은행 시스템이나 현금자동지급기(ATM) 유지 등을 위한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인공지능(AI) 도입 등 빠르게 고도화되는 고객용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일정한 부담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세다.



일본 3대 메가뱅크 가운데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예금자에게 계좌유지에 드는 비용 부담을 요구할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논의에 불을 붙인 사람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나카소 히로시 부총재다. 그는 작년 11월 강연에서 "은행이 적정한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예금계좌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곤란해졌다"고 말했다.
그가 "적정한 대가에 대해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한 발언은 계좌유지 수수료를 예금자에게 요구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호응해 미쓰비시UFJ 금융그룹 사장인 히라노 노부유키 전국은행협회장은 작년 12월 정례회견에서 "노력해서 이해를 얻은 뒤 필요한 수수료를 받는 것이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잔고가 일정 액수보다 적은 계좌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하는 사례가 있다.
다만 은행들은 예금이자를 거의 받지 않은 예금자에게 부담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반발을 고려해 신중한 분위기다.
전국지방은행협회 사쿠마 히데토시 회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계좌의 무료 서비스는) 오랜 세월 정착한 것으로 (유료화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형은행 간부가 "예전에 은행에 거액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제한 일이 있어 일본 예금자의 시선이 차갑다"고 말하는 등 수수료 부과가 실현되기까지 장벽이 높다고 아사히는 전망했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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