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해수욕장 철제울타리 구청 직원이 동생 땅에 빼돌려

해운대해수욕장 철제울타리 구청 직원이 동생 땅에 빼돌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직원이 폐기된 철제 울타리를 고철로 처분하지 않고 몰래 자신의 동생 땅에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해운대구는 폐울타리를 회수해 고철로 처분하고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19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해운대관광시설사업소는 해운대해수욕장 화단에 있는 철제 울타리가 노후화됨에 따라 지난해 7월 6천만원을 들여 800ｍ 구간 울타리 교체작업을 벌였다.
문제는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직원 A 씨가 송림 공원 임시야적장에 보관 중인 철제 울타리를 폐기 처분하지 않고 장산에 있는 한 부지로 몰래 옮긴 것이다.
해운대구 공유재산인 울타리가 발견된 곳은 A 씨의 동생이 소유한 땅으로 나타났다.
A 씨는 해운대구가 폐기할 철제 울타리를 아무런 말도 없이 3천600㎡ 규모인 동생 땅에서 울타리로 사용하려 한 것이다.
A 씨 동생 땅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울타리를 설치할 수 없는 곳이다.
주민에 따르면 A 씨 동생 소유 땅에는 비닐하우스와 전기 시설까지 설치됐고 해운대해수욕장 파라솔도 발견됐다.

해운대관광시설사업소는 직원이 철제 울타리를 빼돌린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연합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뒤늦게 현황을 파악하고 회수에 나섰다.
해운대관광시설사업소 관계자는 "폐기물을 고철로 처분해 구청 세외수입으로 입금 처리하지 않고 직원이 개인용도로 사용하려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17일 2천㎏의 철제 울타리를 모두 회수해 폐기물업체에 고철로 처분하고 30만원을 입금받아 처리했다"고 말했다.
유점자 해운대구의원은 "공유재산을 직원이 마음대로 빼돌렸는데도 구청에서 전혀 모를 정도로 공유재산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며 "실제로 해운대구가 공유재산을 전산화하는 과정에서 2017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누락된 재산 4천600억원을 찾아 바로 잡기도 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해운대관광시설사업소와 A 씨를 상대로 철제 울타리 처분 경위를 조사하는 등 감찰을 벌이고 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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