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전쟁 속 폐지되는 저녁 일일극…KBS 홀로 건재함 과시

입력 2018-01-19 09:00   수정 2018-01-19 09:23

드라마 전쟁 속 폐지되는 저녁 일일극…KBS 홀로 건재함 과시
2TV, 편성서 유리한 고지…1TV는 시청자 서비스로 계속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SBS에 이어 MBC도 저녁 일일극 폐지를 밝히면서 이제 저녁 일일극은 KBS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드라마 전쟁은 나날이 격화되면서 올해는 최대 120~130편의 드라마가 쏟아질 예정이지만, 광고가 안 붙고 시청률도 저조한 저녁 일일극은 속속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퇴근 후, 저녁밥을 먹으면서 시청자의 안식처가 됐던 저녁 일일극은 어쩌다 이런 운명이 됐을까.

◇ SBS 이어 MBC도 폐지…"만들수록 손해"
SBS TV는 지난해 6월 '사랑은 방울방울'을 끝으로 저녁 일일극을 폐지했다. "만들수록 손해"라는 이유였다. 시청률도 안 나오고, 광고도 붙지 않으면서 더 이상 제작하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MBC TV는 현재 방송 중인 '전생의 웬수들'이 끝나면 후속작을 편성하지 않을 계획이다. 120부작으로 오는 5월 종영 예정이다.
최승호 MBC 사장은 지난 17일 간담회에서 "MBC가 드라마가 너무 많다. 다른 곳보다 더 많은 편"이라며 "제작비 문제와 인력 문제가 동시에 생긴다"고 밝혔다.
이어 "일일드라마보다는 제대로 된 16부작 미니시리즈를 더 만들어서, PD들이 기회를 얻어 실력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MBC 역시 수익 때문에 일일극을 포기했다. 한때는 저녁 8시 '뉴스데스크' 전후로 두 편의 일일극을 편성하며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던 MBC이지만 광고가 붙지 않는 상태에서는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MBC는 지난해 11월 '뉴스데스크' 이후에 방송하던 일일극을 먼저 폐지했다.
통상 저녁 일일극은 그 직후 편성되는 저녁 메인 뉴스로 시청자를 유입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그러나 오랜 기간 SBS와 MBC 저녁 일일극이 이같은 역할에서도 기능하지 못하면서 결국 양 방송사는 저녁 일일극을 폐지하게 됐다.
임성한 작가, 김순옥 작가가 집필하던 저녁 일일극이 MBC와 SBS의 스테이션 이미지를 고양시키고 대대적인 화제를 모으던 시절은 방송 환경 변화와 함께 오래전 '전설의 고향'이 된 것이다.



◇ KBS 2TV, 편성서 유리한 고지 점하며 20% 오가
반면 KBS 2TV 저녁 일일극은 편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이 엄혹한 시기에도 홀로 시청률 20%를 오가고 있다. 당연히 평일 최고 시청률이다. 오후 7시20분부터 8시20분까지 방송되는 KBS 2TV 저녁 일일극은 타사 뉴스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한다. 오후 8시에 메인 뉴스를 내보내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뉴스 시청률이 분산되는 반면, 뉴스를 보기 싫어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좋은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저녁 일일극 '내 남자의 비밀' 역시 시청률 20%를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동시간 경쟁하는 SBS TV '8뉴스'는 5~6%, MBC TV '뉴스데스크'는 3%, JTBC '뉴스룸'이 7~8%대 시청률을 기록한다.
이러한 높은 시청률 덕에 '내 남자의 비밀'은 광고가 70%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이는 제작비를 보전하고 남는다. KBS 2TV 저녁 일일극에는 회당 3천500만~4천만 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KBS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시청률 20%가 나오면 광고가 완판됐다"면서 "요즘은 20%가 나와도 완판이 안될 정도로 광고 시장이 안 좋아졌으니 시청률이 안 나오고 광고가 붙지 않으면 방송사로서는 일일극을 유지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9시 뉴스' 직전인 오후 8시30분 방송하는 KBS 1TV 저녁 일일극 역시 변함없이 계속 간다. 광고가 없는 채널이지만 1TV 저녁 일일극은 시청자 서비스 차원과 함께 '9시 뉴스'로의 시청자 유입을 위해 유지된다.
KBS 1TV 일일극이야말로 편성의 이점을 한껏 활용해 한때는 시청률이 40%를 넘어서는 대대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상파에서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빠지면서 이제는 20%를 넘기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나마 노년층을 중심으로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이 여전히 있어 늘 15% 이상은 시청률이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 아침 일일극은 반대 운명…MBC·SBS는 유지, KBS는 검토
아침 일일극은 이와 반대의 운명이다. MBC와 SBS는 계속 유지할 예정이고, KBS 2TV는 유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아침 일일극의 경우는 타깃 층이 주부로 명확하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청자를 확보해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다. 오전 7시50분 MBC TV를 시작으로, 8시30분 SBS TV, 9시 KBS 2TV 아침 연속극이 잇따라 편성된다.
이중 MBC와 SBS 아침 일일극은 수지타산이 맞아 계속 방송될 예정이다. 양사 모두 아침 일일극에서는 극성 강한 이야기로 승부를 펼친다. 반면, KBS 2TV는 'TV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시대극을 선보이며 상대적으로 '순한' 이야기를 펼쳤다.
정성효 KBS 드라마센터장은 19일 "저녁 일일극과 달리 아침 일일극이 수익 면에서 떨어지고 그간 너무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해온 게 아닌가 싶어 현재 준비된 드라마 이후에는 전면적으로 검토를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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