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필리핀 여성에 대한 성적 학대 문제가 양국의 외교 현안으로 떠올랐다.
19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오후 해외진출 자국민 지원을 위한 은행 출범식에서 쿠웨이트에 필리핀 근로자 송출을 전면 금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몇 개월 사이에 쿠웨이트에서 4명의 필리핀 여성을 잃었다"며 이들 여성이 고용주의 성적 학대에 시달리다가 자살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쿠웨이트와 다투고 싶지 않지만 많은 필리핀 여성이 자살하고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쿠웨이트가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쿠웨이트에 이런 일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며 "(근로자 송출을) 전면 금지하거나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베스트레 벨로 필리핀 노동고용부 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실제로 쿠웨이트에 모든 형태의 근로자 송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필리핀인은 25만 명을 넘는다. 이중 여성들은 주로 가사도우미로 일한다.
해외에 있는 필리핀 근로자는 필리핀 전체 인구의 10%가량인 약 1천만 명으로, 이들의 본국 송금은 필리핀 경제를 뒷받침하는 주요 자금줄 가운데 하나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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