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라티 美축구협회장 "월드컵 공동유치에 트럼프가 걸림돌"

입력 2018-01-19 10:34  

굴라티 美축구협회장 "월드컵 공동유치에 트럼프가 걸림돌"

(서울=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지지율이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된 정치적 논란이 미국 이미지마저 실추시켜 2026년 FIFA 월드컵축구 유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닐 굴라티 미국축구협회(USSF) 회장은 18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축구코치 컨벤션에서 최근 정치적 이슈들로 인해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월드컵 공동 유치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유일한 경쟁상대인 약체 모로코와도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매체들이 전했다.
경기장 규모에서 우위를 점하고 관광 인프라에서도 북미 3국이 모로코를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정치적 논란이 계속될 경우 미국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갤럽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130여 개국 응답자의 30%만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를 지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집권 마지막 해 48%에서 18%포인트나 하락했다.
종전 최저였던 조지 W. 부시 집권 마지막 해의 34%보다도 낮았고, 갤럽이 글로벌 리더십을 조사한 2007년 이후 최악이었다.
굴라티 회장은 거친 말이 오가고 있는 북미 관계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 등을 예로 들었다.
4선 도전을 포기하고 2월 총회에서 축구협회 수장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인 그는 "우리는 밖으로 나가 표를 가진 회원국이 우리를 찍도록 확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비단 경기장, 호텔 등 숙박시설 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미국에 대한 인식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LA 타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아이티와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소굴(shithole)'이라고 비하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는 바람에 중남미나 아프리카 일부 FIFA 회원국들이 모로코에 투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지적했다.
굴라티 회장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탈락한 책임을 지고 재선을 포기했으나 월드컵 개최지 결정 때까지 북미3국 공동집행위원장 자리는 계속 유지한다.

y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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