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금융다단계 사기, 시장질서 왜곡" 질타…사기방조 유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1조원대 금융 다단계 사기극을 벌인 IDS홀딩스 2인자 유모(62)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와 방문판매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유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이자와 수당에 속아 넘어간 면이 있어 양형을 놓고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다"며 "그러나 금융 다단계 사기범행은 단기간에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고 피해액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건전한 경제활동 기반을 뒤흔들고 시장질서를 왜곡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유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와 완전히 공모해 투자금을 가로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지만, 사기를 방조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 역시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씨는 김 대표가 FX마진거래 중개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국내 투자자를 함께 모집했고 18개 지점 중 11곳을 관리했을 뿐만 아니라, 총 피해액 1조1천여억원 중 유씨가 모금한 돈이 2천162여억원으로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대표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와중에 잠적한 유씨가 다른 지점장들과 유사수신, 다단계 사기 등 혐의에 관한 답변을 준비하며 수사기관 조사에 대비한 것을 유씨의 사기방조를 뒷받침하는 간접 근거로 봤다.
유씨는 재판 과정에서 IDS홀딩스와 그 지점이 방문판매법상 다단계 조직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에 명시된 대로 판매원 가입이 단계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유씨는 2011년 1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IDS홀딩스 도모스지점 지점장으로 일하며 FX마진거래 등에 투자하라고 속여 피해자들에게 2천162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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