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복 셰프, 늘 새로운 것에 열린 멋진 장인"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백년손님'을 좋아해 주던 분들이 계속 편하게 보실 수 있게 만들렵니다. 물론 시청자층을 조금씩 확대하려는 노력도 해야죠."
목요일 밤 안정적으로 시청률 1위를 해오던 SBS TV 예능 '자기야-백년손님'은 최근 토요일 저녁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쟁 프로그램이 MBC TV '무한도전', KBS 2TV '불후의 명곡'이니 녹록지가 않다.
최근 서울 목동에서 만난 '백년손님'의 이양화 PD는 "부담이 크다"면서도 "기존보다 더 현실적인 장서(丈壻, 장인과 사위)관계를 최대한 다양하게 보여드리는 프로그램 본연의 취지에 충실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백년손님'은 시간대를 옮긴 후 지난 13일 11.7%(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보인 '무한도전', 8.3%-10.6%를 기록한 '불후의 명곡'의 뒤를 이어 동시간대 3위로 출발했다. 그러나 시청률은 6.6%-8.6%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무한도전', 음악 예능인 '불후의 명곡'과는 결이 다른 덕분으로 보인다.
약 1년 전부터 연출을 맡은 이 PD는 "기존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야외 VCR 분량과 가족 간 교차편집 등 기술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며 "주말 저녁에는 식사 등 평일 심야보다 방송에 오래 집중하기 어려운 요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9년부터 방송한 '백년손님'에는 그동안 30명의 사위가 다녀갔다. 시간대를 옮기면서 출연진도 변화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연복 셰프다.
"그동안 사위가 스타거나 유명인이었는데, 이연복 셰프는 장인이잖아요. 첫 사례죠. 1년 이상 섭외에 공을 들였는데 기대 이상이에요. 다른 요리 예능에서 봐온 모습과 다른 매력이 많아요. 각종 운동기구, 키덜트(성인용 장난감)를 모으는 얼리어답터고요. 정말 좋은 장서 모델을 시청자들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백년손님'을 통해 사랑받은 출연자 중 다수는 일반인이다. 고(故) 최복례 할머니를 비롯한 '후타삼'(후포리 타짜 삼인방)과 시청자 공모로 합류한 출연진이 그랬다.
이 PD는 "솔직함 덕분"이라며 "요새는 가족 간에도 마음을 잘 열지 못하는데, 출연자들은 정말 꾸밈이 없다. 정말 사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니까 사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강제 처가살이'를 하면 사위들은 장인 장모의 부족한 면을 보게 된다. '사위가 필요하구나. 의지가 돼드려야겠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진심에서 변화가 시작되는 걸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첫 방송부터 안방마님 역할을 해온 김원희에 대해서도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소외된 게스트까지도 한눈에 다 볼 줄 아는, 본능적인 진행능력을 갖췄어요. 또 모든 가족을 정말 자기 가족처럼 챙기죠. '백년손님의 어머니'입니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