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암' 던진 '황금빛 내인생'…"작가가 반응 예상하며 준비"

입력 2018-01-20 10:30   수정 2018-01-20 11:01

'상상암' 던진 '황금빛 내인생'…"작가가 반응 예상하며 준비"
"억지" 비난 속 "죽고싶은 심정 반영" 해석 맞서며 궁금증↑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상상암'이라는 카드를 쓴 '황금빛 내 인생'의 전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4일 자체 최고 시청률인 43.2%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상상암'이라는 한마디로 거센 논란을 일으켰던 '황금빛 내 인생'은 어떤 그림을 그려나가게 될까.
'상상암 파동'은 컸지만, 그 '진앙'지는 고요하고 차분하다.
정성효 KBS 드라마센터장은 20일 "작가가 충분히 시청자 반응을 예상하면서 글을 써왔고, 앞으로의 전개 역시 애초에 계획한 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가 처음부터 이야기 전체를 다 준비하고 시작했다"며 "지금의 상승세가 끝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격렬했던 반응 한풀 꺾여…"죽고싶은 심정" 해석 맞서
방송 직후 격렬하게 끓어올랐던 비난 여론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상상암'이라는 진단명이 실재하는지를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동시에 치면서 '상상암'을 순식간에 검색어 1위로 등극시켰던 시청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난 대신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14일 방송 직후에는 "그냥 위염이나 위궤양 정도하지 상상암이 뭐야"(네이버 아이디 'sje8****'), "갑자기 드라마가 코미디로 흐르는 거 같네요"('revo****'), "시청자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상상 이상의 드라마"('1983****') 등 비난과 조롱, 실망을 토해내는 물결이 거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흐름 뒤에 숨죽이고 있던 다른 목소리가 올라오는 동시에 과연 작가가 '상상암'이라는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병에 걸려서라도 죽고 싶었을지…"('rudi****'), "그냥 죽자니 용기가 안 나는 현대인들이 핑계 찾듯이 지금 아버지도 그렇게 핑계거리 찾다가 문득 차라리 암이라도 걸렸으면 좋겠다라는 심정이었을듯. 그 입장을 생각 하니 난 가슴이 찢어질 것 같던데"('joy2****'), "지금 자기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힘들고 지치고 희망이 없고 실망하고 허탈하고 아팠으면 암을 스스로 걸렸다고 상상했을까. 지칠 만큼 지쳐서 이젠 편히 쉬고 싶었겠지"('sorh****') 등 작가의 속을 들여다본 듯한 해몽들이 이어지고 있다.



◇ '상상암' 진단은 없지만 질병불안장애는 많아
'상상암'이라는 진단명은 현실에 없다. 비난 여론은 여기에 기인한다. 그러나 그와 비슷한 '건강염려증' '질병불안장애'는 있다.
정신과 전문의 최병하 여주 세민병원 과장은 "상상암이라는 말은 허구적으로 지어낸 진단명"이라며 "정신과적으로는 건강염려증이라는 진단이 적절할 것이고 증상이 심할 경우는 망상장애라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새로운 미국 진단 기준을 보면 건강염려증을 질병불안장애라고 한다"며 "가벼운 증상만으로도 자신이 암이라거나 심장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착각의 정도가 작은 부분에서는 건강염려증을 앓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며 "정신적으로 불안한 심리상태이기 때문에 잘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아이디 'ahra****'는 "20년 전 저희 엄마 증상이신데 제가 주변에 얘기했었던 일이 드라마에서 나와서 (중략) 저희 엄마는 주변의 관심을 갈망하여 본인이 폐암이다 간암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기가 막히게도 폐암일 때?는 피를 토하시고 간암일 때?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고 바싹 마르시더군요"라고 말했다.
또 'ahra****'는 "우울증으로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것을 지켜본 산 증인이라 상상암 충분히 현실적이에요. 제게는. 상상치매도. 자신들이 경험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 비난하지 않으셨음 해요.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라고 적었다.



◇ 소현경 작가 최고 시청률 경신하나
KBS는 '황금빛 내 인생'이 곧 시청률 45%를 돌파하고, 더 나아가 소현경 작가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소 작가는 2009년 47.1%로 종영한 SBS TV '찬란한 유산'과 2013년 47.6%로 막을 내린 KBS 2TV '내 딸 서영이'로 주말극 대박 행진을 펼쳤다.
종영까지 두달 남짓 남은 '황금빛 내 인생'은 패륜범죄와 자살시도, 상상암 파동을 겪은 주인공 가족의 화해와 치유, 재벌가 딸 유괴 사건의 전말, 재벌 3세와 서민의 사랑 등 많은 이야기를 남겨두고 있다.
정성효 KBS 드라마센터장은 "지금의 흐름이라면 시청률 45%는 넘길 것 같다"면서 "소 작가가 '내 딸 서영이'로 세운 47.6%를 깰 수 있을지 우리도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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