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3위 대우건설, 호반건설 품에 안기나

입력 2018-01-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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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3위 대우건설, 호반건설 품에 안기나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연정 기자 = 건설업계 시공 순위 3위(2017년 시공능력평가 기준)의 대우건설[047040] 인수자로 호반건설이 선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금융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이날 진행한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호반건설만 입찰제안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은 단독입찰도 유효하다는 입장이어서 최종 매각 조건과 가격 등 인수 조건에서 산은 측과 별다른 이견이 없다면 호반건설이 이달 26일께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 해체 후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금호그룹에 매각했던 2006년, 6조6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팔려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금호그룹이 '승자의 저주'라는 역풍을 견디지 못하고 불과 4년만인 2010년 산업은행에 지분을 다시 넘기면서 현재까지 '산은 체제'에 있었다.
이번 매각이 성공하면 대우건설은 7년여 만에 또다시 새 주인을 맞게 되는 것이다.
건설경기 침체와 해외수주 급감 등으로 이번 대우건설의 인수전은 흥행에 실패했다.
2006년 매각 당시 10여개 국내 기업들이 치열하게 수주 경쟁을 벌이고, 본입찰에서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유진그룹, 프라임그룹 등 3곳이 참여했던 것과 달리 이번 매각에선 호반건설만 단독입찰했다.
앞서 예비입찰에서도 엘리엇홀딩스·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컨소시엄만 참여했을 뿐 국내 기업에서 관심을 보인 곳은 호반건설이 유일했다.
인수 금액도 12년 전 6조6천억원(지분 72.1%)에서 1조3천억∼1조6천억원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이 매각하기로 한 지분 50% 가운데 40%만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10.75%는 3년 뒤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를 앞둔 호반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3위 업체로 '호반 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한 아파트 전문 중견 건설회사다.
최근 주택경기 활황과 수익성이 높은 택지지구에서만 아파트 사업을 진행해 '현금 부자'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이 7조원을 넘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호반건설이 인수 의향을 밝힌 대우건설은 시평 3위로 삼성물산·현대건설에 이어 업계 3위의 대형 건설사다. 호반건설의 사업이 아파트에 특화돼 있다면 대우건설은 아파트는 물론, 플랜트·토목·원전 시공 능력까지 보유한 종합건설사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주택사업에만 특화돼 있어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주택뿐 아니라 건축·토목·플랜트·환경 등 건설 전 업종을 다루는 대형 건설사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사업 구조가 국내 주택사업에 편중돼 있어 그동안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따라서 이번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해외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반건설은 탄탄한 자금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앞서 호반건설은 금호건설과 동부건설[005960], SK증권[001510] 등의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고 최근 리솜리조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초 호반그룹의 김상열 회장은 신년사에서 "적극적인 신규 사업 발굴과 M&A를 포함한 호반의 미래 비전 찾기에 전념하겠다"고 언급해 대우건설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암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대우건설 입장에선 최근 해외수주 부진으로 주택·건축사업 비중이 54%(매출 기준)까지 늘어나 있는 상태여서 똑같이 주택 부분에 강점이 있는 호반건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sms@yna.co.kr,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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