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다 정현' 한국 선수로 10년 4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16강(종합2보)

입력 2018-01-20 16:59  

'장하다 정현' 한국 선수로 10년 4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16강(종합2보)
세계 랭킹 4위 즈베레프 물리치고 호주오픈 테니스 4회전 진출
세계 10위 이내 선수 처음 꺾은 정현, 상금 2억원 확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한국 선수로는 10년 4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정현은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대회 6일째 남자단식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를 3-2(5-7 7-6<7-3>2-6 6-3 6-0)로 제압했다.
이로써 정현은 2007년 9월 US오픈에서 남자단식 이형택(42·은퇴) 이후 10년 4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16강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의 테니스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65·은퇴),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의 16강이다.
정현이 22일로 예정된 16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8강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정현의 다음 상대는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22위·스페인) 경기의 승자다.
정현은 이날 승리로 16강 진출 상금 24만 호주달러(2억원)와 랭킹 포인트 180점을 확보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16강에 오른 정현은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도 처음 꺾는 기쁨을 누렸다.
이 대회 전까지는 지난해 세계 13위였던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스페인), 다비드 고핀(벨기에)을 한 차례씩 물리친 것이 자신의 기록이었다.
1세트에서 서로 서브 게임을 지켜가던 정현은 게임스코어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했다.
기선을 제압당한 정현은 2세트에서도 똑같은 양상으로 게임스코어 5-6까지 팽팽히 맞섰고, 이번에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서로 서브권을 가진 상황에서 점수를 지켜내며 4-3으로 접전을 이어가던 정현은 절묘한 백핸드 패싱샷으로 즈베레프의 오른쪽을 뚫어내며 5-3으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연달아 두 포인트를 더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정현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3세트를 2-6으로 비교적 허무하게 내줬다.
그러나 4세트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정현 쪽으로 넘어왔다.
키 198㎝로 정현보다 10㎝가 큰 즈베레프는 3세트까지 자신의 서브 게임을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철옹성을 쌓았으나 4세트 첫 서브 게임을 정현이 브레이크 해낸 것이다.
1세트에서는 상대 서브 게임에서 이렇다 할 반격을 해보지 못하던 정현은 이후 경기가 진행될수록 리턴 게임에서도 조금씩 랠리를 이어갔고 4세트부터 본격적으로 경기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3세트까지 서브 에이스 19개를 퍼부은 즈베레프는 4, 5세트에서는 에이스 2개에 그치면서 서브 위력이 뚝 떨어졌다.
4세트 게임스코어 3-0까지 달아나며 5세트 희망을 엿본 정현은 5세트 들어서면서부터 일방적인 맹공을 퍼부었다.
즈베레프는 5세트 게임스코어 0-3이 되자 라켓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발로 밟는 등 신경질을 부렸다.
정현은 3시간 23분 접전 끝에 승리를 확정한 이후 미소를 머금으면서도 절제된 듯한 기쁨을 표현하며 이날 호주오픈 센터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의 주인공이 됐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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