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수 'MB 청와대서 다스 현안 챙긴 인물' 지목…다스 실소유주 수사도 속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의혹을 들여다보는 검찰이 신학수 감사 등 다스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20일 신 감사 등 다스 전·현직 임직원 3∼4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다스가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잃은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국가권력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증거와 수사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날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다스의 경영상 의사결정과 관련해 이들이 보관 중이던 문서와 개인자료 등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신 감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민정1비서관을 지냈다.
이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및 서울시장 후보 시절에도 지역구 사무실과 후보 캠프에서 총무 역할을 맡았던 측근 인사다. 2015년부터 다스 감사로 일해 왔다.
신씨는 이 전 대통령이 친형 이상은씨가 회장으로 있는 다스가 경영상의 결정을 내릴 때 청와대와 의사연락을 담당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 온 인물이다.
신씨가 청와대 근무 시절에도 줄곧 다스의 경영 상황을 챙겼다는 소문이 정치권에서 돌기도 했다.
다스에서 18년간 운전기사로 일한 김종백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신학수 감사 등이 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다스 담당자와 이야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다스가 2011년 BBK 투자 피해금 14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민정1비서관으로 일했던 신씨 등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신씨를 불러 사실관계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혹의 핵심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기관이 영향력을 행사해 다스의 투자금 회수를 도운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BBK 주가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옵셔널캐피탈 장모 대표는 이런 의혹을 제기하며 이 전 대통령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다스가 미국 법원에서 송사를 벌여 BBK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인 김경준씨로부터 투자금을 되돌려 받기 직전에 이 전 대통령이 LA 총영사관 등 정부 기관을 동원해 관련 절차를 지원했다고 장 대표는 주장했다.
다스의 투자금 회수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과도 맞물려 있어 수사 추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성우 전 다스 사장과 권모 전무 등을 소환해 재직 당시 회사의 재무 관련 의사결정 과정 등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사장 등은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다스의 전신인 대부기공 설립에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전 사장은 과거 2007∼2008년 검찰 및 특검 조사에서 다스가 이 전 대통령과 무관한 회사라고 진술한 것에 대해 '잘못된 진술을 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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