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평화·세계평화 첫걸음" vs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어"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남한을 방문한 21일 서울역·강릉역 등 현장의 시민과 누리꾼은 엇갈린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는 이들을 '평화의 상징'으로 보고 환영했으나, 일부는 북한 고위층의 방남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거나 당황해하기도 했다.
점검단 일행이 순찰차와 사이드카 호위를 받으며 이날 오전 10시 23분 서울역 광장에 도착하자 현장의 시민들은 어리둥절했지만, 북한 점검단이 온다는 말을 듣자 다들 언론 보도를 통해 미리 이들이 온다는 사실을 접한 듯 "맞다, 오늘 온다고 했지"라며 신기해했다.
대합실에서 각자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도 설치된 TV를 통해 점검단이 이동하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트위터 아이디 @babe****는 "현송월이 한국엘 다 오고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라며 뉴스로만 접했던 현송월의 방남을 촌평했다.
서울역에서 점검단과 같은 열차를 탄 강릉시민 최모(57)씨는 "열차에 타고서야 점검단이 우리 열차에 탔다는 것을 들었다. 당황스럽고 웃기면서도 설렌다"며 "평창올림픽을 함께 잘해서 남북한이 화해하고 통일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모(58)씨도 "북한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할 민족으로서 북한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아이디 '원*'은 "(점검단의) 남한 방문을 환영한다. 남북평화뿐 아니라 세계평화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거나 당황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gian****'은 "과거 아시안게임 때도 북한 점검단이 여러 차례 왔지만 언론이 이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보도한 적이 없다"며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점검단과 같은 열차에 탄 이모씨는 "북한 사람들이랑 같이 열차 탄 것 자체가 좀 무섭다"며 "서울역에 가면서 점검단이 강릉 간다는 뉴스는 봤는데 내가 탄 열차에 탈지는 몰랐다"고 당혹스러워했다.
트위터 아이디 @peti******는 "현송월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로 보도하는 것은 진짜 역겹다"며 "일개 북한 관료의 행보를 보여주는 것은 전파 낭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시민은 점검단의 방한이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한 노인은 서울역 광장에서 현 단장을 비롯한 점검단 일행이 지나간 직후에도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걷지 않자 "빨리 길을 건너가야 하는데 무슨 일인데 길을 막느냐"며 소리를 치기도 했다.
청량리역에서 점검단과 같은 열차에 탑승한 김모(60)씨는 현 단장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열차표를 급하게 구해 타려는데 어디 플랫폼인지 전광판에 나오지 않아서 놓칠 뻔했다"고 불평을 늘어놨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와 누리꾼은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유니폼에 'COR'를 새기고 뛰면 우리 선수들이 북한 선수로 둔갑해 북한 내 선전용으로 쓰일 것", "한반도기와 아리랑을 쓰는 단일팀 때문에 평창올림픽에서 태극기·애국가가 지워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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