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아서 리베로 변신…재밌게 공격했다"
(의정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꾹 눌렀던 '공격 욕심'을 마음껏 발산한 날, 최우수선수(MVP)의 영광까지 누렸다.
'리베로' 정민수(27·우리카드)가 V리그 올스타전에서 별 중의 별이 됐다.
본업인 수비를 잊고, 공격에 집중한 결과였다.
정민수는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올스타전에 K스타팀 리베로로 출전해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쥐었다.
그는 기자단 투표에서 12표를 얻어 11표를 받은 크리스티안 파다르(우리카드)를 제치고 MVP에 올랐다.
"리베로가 공격할 기회는 올스타전뿐이잖아요. 마음먹고 공격해봤는데…."
정민수는 환하게 웃었다.
정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온 자리였다. 하지만 출발은 불안했다.
1세트 여자부 경기에서 긴급 투입 정민수는 오픈 공격을 시도했으나, 여자 레프트 이재영(흥국생명)의 블로킹 벽에 막혔다.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3세트에서 박상하(삼성화재)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고 포효했으나, 공은 K스타 진영으로 떨어졌다. 정민수의 블로킹 실패였다.
정민수는 "그땐 정말 내가 블로킹 득점을 한 줄 알았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기회는 또 왔다.
정민수는 블로킹 실패 후 다시 오픈 공격을 시도했고, 공은 상대 코트에 꽂혔다. 이날 정민수는 공격으로 2득점했다.
그는 세리머니도 '공격적'으로 했다.
이다영(현대건설)과 호흡을 맞춰 '커플 댄스'를 선보였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을 향해 "힘드니까 교체해달라"는 사인을 우스꽝스럽게 보내 폭소를 끌어내기도 했다.
정민수는 "황택의(KB손해보험)가 먼저 다영이와 춤을 췄는데,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영이에게 즉흥적으로 '춤을 추자'고 제안했다"며 또 웃었다.
리베로는 궂은일을 하는 자리다. 공격과 서브는 규정상 할 수 없다.
하지만 정민수도 고교 때까지는 힘차게 날아오르는 공격수였다. 그는 "작은 키(178㎝) 때문에 공격수에서 리베로로 전향했다"고 떠올렸다.
축제는 끝났다. 이제 정민수는 소속팀으로 돌아가 상대의 공격을 방어한다.
정민수는 "오늘 정말 신나게 공격했다. 후반기에는 상대 공격을 잘 받아서 팀이 반등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