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사냥" vs "대응 부실 책임" 제천 소방관 처벌 공방

입력 2018-01-23 10:11   수정 2018-01-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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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 vs "대응 부실 책임" 제천 소방관 처벌 공방

"근무 여건 개선이 먼저" vs "철저히 책임 물어야 소방 발전"
유족 "진상 밝혀 지휘 책임 물어야"…처벌반대 청원 3만명 넘어

(제천=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진화와 인명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들에 대한 경찰 수사와 관련, 처벌하지 말라는 주장과 초기 대응 부실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민안전 지키려면 제천 소방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화재 당시 건물 2층에 사람이 많이 있었지만, 소방 당국은 유리창을 깨지 않고 골든 타임을 놓쳤다"며 "철저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관련자는 강력하게 처벌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 목숨이 걸린 문제를 감정에 호소해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 된다"면서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채찍을 가해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도 발전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글을 올린 다른 청원자는 "2층 통유리만 깼어도 20명이 몰살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유가족들의 분노에 변명만 하는 소방관은 엄벌해야 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지난 20∼2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부실한 초기 대응에 책임을 물어 제천 소방관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글 13건이 올라왔다.
이에 맞서 소방관들에 대한 처벌을 반대하는 내용의 청원글도 지난 15일부터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글을 올린 한 청원자는 "많은 목숨이 희생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목숨 바쳐 화재를 진압한 소방관을 처벌하면 누가 국민안전을 위해 일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오히려 소방관들의 처우와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7일 올라온 '제천 화재 관련 소방공무원 사법처리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22일 오후 6시 기준 이 청원글에는 3만1천600여명이 참여했다.

지난 일주일간 제천 화재 진화와 구조에 나섰던 소방 관계자들의 수사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은 23일 현재 100여건에 달한다.
유족들은 소방당국의 초기 대응이 부적절해 화를 키웠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참사 당시 2층 여성 사우나로 신속하게 진입해 구조에 나섰거나, 유리창을 깨 유독 가스를 외부로 빼냈다면 대형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경찰은 조만간 제천소방서장 등 현장 지휘관들을 소환, 제천 화재가 29명 숨지는 참사로 번진 데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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