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시내 단독주택서 진행, 둔기 내리칠 때 눈물 보여
(진주=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몹쓸 죄를 지은 사람 얼굴을 왜 가려서 보호해 주나? 얼굴을 공개하라."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친구 어머니 살해사건의 현장검증이 22일 주민의 분노 속에 진행됐다.
친구로부터 사주를 받고 친구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된 B(39) 씨는 이날 현장검증을 위해 친구 어머니(63)가 살았던 단독 주택에 들어섰다.
감색 점퍼에 회색 후드티, 회색 체육복 바지, 슬리퍼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그는 "왜 친구 어머니를 살해했느냐"는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머리를 숙인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단독주택 뒷문에 설치된 전자 도어록을 누르고 침입하는 모습을 재연했다.
그는 단독주택 안방에서 둔기로 내리쳐 친구 어머니를 살해하는 장면 재연 때는 눈물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후 피 묻은 옷 등을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고 인근 도로까지 걸어가 택시를 타고 달아나는 모습도 재연했다.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우리 동네에서 살인사건은 처음 발생했다"라며 "평소 말없이 동네를 거닐던 할머니 모습이 생각나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여성 주민들은 "일주일 전 사건이 알려진 이후 밤에는 무서워서 집을 나가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은 친구 B 씨에게 자신의 어머니 살해를 사주한 혐의로 A(39) 씨도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B 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2시 40분께 친구 어머니를 둔기로 내려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9일 어머니 시신을 발견했다는 A 씨 신고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A 씨 어머니는 숨진 채 20일 가까이 방치됐지만 평소 이웃과 대화가 없는 등 교류하지 않아 실종신고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B 씨로부터 A 씨가 지난달 어머니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들어 교통사고나 방화로 어머니를 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B 씨가 범행 전 A 씨와 함께 현장 주변을 답사하고 집 문에 설치한 전자 도어록 비밀번호를 받았으며 충분한 보상도 약속 받았다고 진술, 아들 A씨와 공모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A 씨는 검거된 후 "어머니를 살해해 달라고 B 씨에게 부탁한 적이 없다"라며 공모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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