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 백악관의 이면을 들춰낸 화제의 책 '화염과 분노'에는 트럼프대통령에게 등 돌린 스티브 배넌의 독설만 들어있던 게 아니었다.
비공식으로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PDF(문서파일) 판 '화염과 분노'에는 해커들이 심어놓은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가 잔뜩 들어있다고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물론 아마존이나 애플 북스에서 제값 주고 산 정품 e북(전자책)에는 멀웨어가 없다.
구글 검색이나 각종 다운로드 검색에서 나오는 해적판 '화염과 분노' PDF가 문제라고 데일리비스트는 경고했다.
마이클 울프가 쓴 이 책이 온·오프라인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생겨난 현상이다.
사이버보안업체 캐스퍼스키의 마이클 몰스너가 지난 19일 윈도우 프로그램을 삽시간에 망가뜨리는 '화염과 분노' 멀웨어를 찾아내 트위터에 알렸다.
특징은 PDF에 책 전체 분량이 아닌 3분의 2 정도만 들어있다는 것이다.
'화염과 분노'는 328페이지인데 악성 바이러스를 잔뜩 머금은 해적판 PDF는 230페이지다.
애초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이달 초 풀버전을 링크해 공유한 뒤 또 다른 온라인 비밀문서 활동가 그룹 크립톰이 다듬어진 복사본을 링크했는데 이 무렵 해커들이 침입한 것으로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데일리비스트는 "'화염의 분노' 멀웨어를 분석해보면 일종의 백도어 파일 형태로 해커들에게 해당 컴퓨터에 침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게 하는 기능이 있다"면서 "누군가 당신에게 '화염과 분노'를 이메일로 선물한다면, 열어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길 권한다"고 밝혔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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