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 여성 수백 명이 22일(현지시간) 의회 의원 숫자와 내각에 임명되는 여성의 비율을 3분의 1 이상으로 늘려 달라며 거리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2010년 발효된 케냐 개정 헌법에 따르면 의회와 정부 각료직에 여성의 비율을 3분의 1 이상으로 구성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으나 정치권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이날 시위를 조직한 여성교육권리센터(CREAW)의 왕게치 와치라 대표는 "케냐 여성들은 이등 시민으로 취급받는 데 지쳤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일어설 것이다"라고 외쳤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지난해 말 재선에 성공하고서 지금까지 내각에 대부분 남성을 임명했다.
와치라는 이날 500명의 여성을 앞에서 이끌며 "아직 13명의 각료 자리가 남아있는 만큼 적어도 11자리는 여성이 차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성들은 이제는 눈물이 아닌 자유를 원한다"라고 외치며 '헌법 10조, 27조, 그리고 81조(b)를 이행하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흔들며 성차별 금지 등 해당 헌법조항들을 적시했다.
케냐 의회도 349개 의석 중 여성의 숫자는 76명에 불과하지만, 여성의 비율이 3분의 1을 넘지 못하면 의회를 강제 해산시키는 법률안이 남성 의원들에 의해 번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상원은 헌법상 23명의 여성 의원을 두어야 하지만 단지 2명이 부족한 21명이 여성 의원으로 채워졌다.
왕게치는 시위에서 의회가 "부적절하게 구성되었으며 법 테두리 밖에서 권리를 행사하며 편의주의로 흐르고 있다"라며 강력한 어조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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