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 10대중 4대 '문제소지 있다'

입력 2018-01-23 14:00   수정 2018-01-23 15:16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 10대중 4대 '문제소지 있다'

제조연도 10년 넘거나, 알 수 없는 기기 907대
복지부, 신생아중환자실 안전관리 실태조사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국내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는 보육기(인큐베이터) 중 제조연도가 10년 이상 됐거나, 아예 정확한 제조 일자를 알 수 없는 장비가 약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기는 의료기기에 포함되기 때문에 의약품과 달리 별도의 사용기한(유통기한)은 없지만, 정부 당국의 장비 노후화 및 위생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2일부터 28일까지 현장조사를 통해 진행한 전국 97개 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 안전관리 실태조사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현재 국내 의료기관 중 신생아중환자실을 운영하는 곳은 총 98개 기관이지만, 이대목동병원은 사고 발생 후 신생아중환자실을 폐쇄했기 때문에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사결과 중 보육기 제조연도 현황을 보면 5~10년 미만이 623대(27.7%)로 가장 많았고, 10~20년 미만 485대(21.5%), 3~5년 미만 367대(16.3%), 3년 미만 356대(15.8%), 제조연도 미상 310대(13.8%), 20년 이상 112대(5%) 순이었다.
이 중 10년 이상 된 장비들과 제조연도 미상 장비 비율만 따로 분류하자면 전체 2천253대 중 907대로 약 40.3%에 이르렀다.
신생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에 있는 보육기 제조연도 역시 이와 비슷한 비율을 보인다. 총 19대 중 8대(42.1%)가 10년 이상 된 장비였다.
이에 따라 이번 신생아 사망 사고 원인이 아직 보육기 오작동과 같은 기계적 결함은 아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혹시 모를 장비 노후화에 따른 의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정부 당국이 관련 기준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보육기의 사용기한은 현재 법적으로 없는 상태지만, 10년 이상 된 장비의 경우 위생상 관점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보육기의 사용기한 기준 관련 내부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이대목동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료기관들은 현행 의료법상 시설·인력·장비 기준에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감염에 취약한 수술실·중환자실·신생아중환자실에 대한 정기 실태점검을 연 1회씩 정례화해 실시할 예정"이라며 "특히 신생아중환자실 장비를 비롯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장비정보를 최신화하고, 일정 기간 이상 된 노후 장비에 대한 점검 및 관리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YNAPHOTO path='PYH2017121712490001300_P2.jpg' id='PYH20171217124900013' title='적막감 도는 이대목동병원' caption='(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7일 오후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2017.12.17 <br> pdj6635@yna.co.kr'/>
k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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