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컸던 석면 방직공장 주변에 거주하다가 석면폐증에 걸린 주민과 그 가족에게 석면공장이 일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8부(부장판사 이재덕)는 석면공장이었던 동양에스앤지(당시 동양아스베스트공업)는 석면폐증 피해자 A, B 씨와 가족 등 10여 명에게 모두 4천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A 씨 등은 동양에스앤지가 석면제품을 생산하던 기간(1978∼2008년)에 공장 반경 270∼1천200m 이내에 살다가 석면폐증에 걸리거나 피해를 봤다며 2016년 초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부산에서 존재했던 14개 석면 방직공장 중 두 번째 규모였던 동양에스앤지가 석면제품을 생산하는 동안 석면분진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아 인근 주민이 석면폐증에 걸린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제일화학에 이어 석면공장 인근 주민에게 배상판결을 인정한 두 번째 사례다.
2008년 부산 석면공장 인근에 살다가 악성중피종으로 숨지거나 석면폐증에 걸린 주민에게 법원이 처음 손해배상 판결을 선고한 이후 비슷한 소송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석면폐증은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섬유가 호흡기를 통해 폐에 달라붙어 조직이 굳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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