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포토존에 있던 미국의 설치미술 거장 데니스 오펜하임의 작품 '꽃의 내부'가 고철로 처분된 사건과 관련해 관할 해운대구청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백선기 해운대구청장은 23일 보도자료에서 "결과적으로 오펜하임 유족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성찰의 계기로 삼아 유족과 미술계·문화계 관계자들의 상처를 조속히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운대구는 향후 재발 방지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조각작품 '꽃의 내부'는 해운대구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 의뢰해 국제공모를 거쳐 2011년 3월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했다.
가로 8.5m, 세로 8m, 높이 6m 규모로, 스테인리스 스틸파이프와 폴리카보네이트 반달봉으로 만든 9개의 꽃잎 사이를 걸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작품이다.
작가인 오펜하임은 작품 완성을 목전에 두고 2011년 1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꽃의 내부'는 그의 유작이 됐다.
해운대구는 8억원을 들여 '꽃의 내부'를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하고 관광 볼거리로 활용했으나 2016년 10월 태풍 차바의 피해로 일부 훼손된 뒤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했다.
이후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가 지난해 12월 해수욕장 호안도로 확장공사 과정에서 '꽃의 내부'를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고철로 처분해 물의를 빚고 있다.
pitbul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