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출 의혹' 검사도 본격화…'채용비리 의혹' 검사는 마무리 국면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홍정규 기자 = 김정태 회장이 3연임에 사실상 성공한 하나금융지주[086790]에 대해 금융감독원 검사가 다시 본궤도에 오른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24일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하나은행의 특정 사안에 대한 검사, 은행권 전반에 걸친 채용비리 의혹 검사가 하나금융에 대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하나금융 회장 후보가 결정되면 적격성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금감원의 김 회장 적격성 심사는 은행법에 따라 김 회장이 은행지주회사(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사)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법적 요건을 따지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법상 금융지주가 내부 임원의 결격사유가 있는지 파악해 보고하고, 금감원이 사후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 1호' 기업인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하나은행의 부당대출 의혹과 중국 특혜 투자 의혹에 대한 검사도 본격화한다.
금감원은 이들 의혹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회장 후보 선임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난 12일과 15일 전달했지만, 회추위는 지난 16일 김 회장 등 최종후보군 3명 발표를 강행했다.
금감원은 그러자 민간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인선에 금융당국이 영향을 줘선 안 된다는 청와대의 기류를 읽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을 포함해 일부 은행을 대상으로 재검사에 들어갔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실관계를 대부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차기 회장 후보가 낙점될 때까지 검사반이 확보한 자료들을 캐비닛에 넣어둔 채 봉인한 것과 마찬가지 상태였다"며 "봉인을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시작한 금융지주들에 대한 지배구조 검사에서 하나금융은 일단 제외됐다. 금감원은 향후 검사 일정을 잡아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문제를 점검할 방침이다.
이처럼 김 회장을 직·간접적으로 겨냥한 금감원의 검사·심사는 그의 3연임 가도에 작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금감원의 거듭된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다 오히려 검사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금감원과 김 회장은 불편한 관계에 놓였다.
김 회장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2일 최종후보로 선출되자 "당국의 금융혁신 추진방안과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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