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금호타이어 노사갈등…노조 하루 파업·상경투쟁(종합)

입력 2018-01-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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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금호타이어 노사갈등…노조 하루 파업·상경투쟁(종합)
노조 "임금삭감·정리해고 반대"…사측 "노조도 경영위기 책임져야"

(광주·서울=연합뉴스) 전승현 윤보람 기자 =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놓고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곡성공장 소속 조합원 2천500여명은 이날 하루 파업에 들어가 상경 투쟁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금삭감과 정리해고 반대 등을 주장했다.
이어 오후에는 광화문에서 열리는 금속노조 집회에 참석해 청와대 앞까지 행진한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임금삭감과 정리해고 등을 담은 채권단의 자구안은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경영개선 절차를 추진하는 채권단은 가동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중국공장 문제를 처리해야 하고, 총 3조9천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중국공장과 부채문제 처리 없이 임금삭감을 하면 앞으로 3∼4년 후 다시 워크아웃 등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채권단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생산성 향상·무급 휴무·근무형태 변경, 경영개선 절차 기간 중 임금 동결 등을 담은 자구안을 노조에 제시했으나 노조는 "근로자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한다"며 거부하고 있다.
최근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을 찾기로 하고 차입금 만기를 1년 연장했다. 다만 다음 달 말까지 자구안에 대한 노조 동의서가 있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노조 파업에 대해 회사 안팎에서는 "회사 경영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대외적인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은 오늘 하루로 끝내고 내일부터 현업에 복귀한다"며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이날 노조 파업으로 40억원 상당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회사와 채권단이 먼저 고통분담에 동참해 자구노력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데 반해 노조는 회사의 존폐가 걸린 위기 상황에서도 채권단과 경영진의 책임만을 거론하며 생존을 위한 자구노력과 고통분담은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마련한 자구안의 본질은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아니라 근무시간 미준수, 과도한 산재·휴직 등 그동안의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개선해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원가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노조가 총 160일 동안 파업해 4천500억원가량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2002년까지 지켜온 국내 타이어 업계 1위 자리를 뺏기고 현재 2위 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다면서 경영위기에 노조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금호타이어 노사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시기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미 금호타이어는 심각한 경쟁력 저하로 시장에서 도태돼 회생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채권단이 지방선거 등 정치논리로 인해 제때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shch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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