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식사 후 차 타고 귀가 중 가슴에 총상…이틀 뒤 숨져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캐나다 밴쿠버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가족과 저녁식사 모임을 마친 뒤 차를 타고 귀가하던 15세 중국계 학생 알프레드 웡이 갱단간 총격전 과정에서 날아든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프레드는 당일 부모와 함께 형 윌프레드를 만나 식사하고 나서 부모 차 뒷좌석에 앉은 채 귀가하던 중에 밤 9시 30분쯤 엉뚱하게 총격을 당해 가슴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 숨졌다.
현지 CTV 뉴스는 총격이 있기 직전, 반다나를 쓴 남성이 시내 브로드웨이 쪽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을 따라붙는 장면이 한 상점 감시 카메라에 포착됐고, 한 목격자는 '반자동 소총을 쏘며 거리를 가로질러 달리는 남성'을 봤다고도 CBC 방송에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알프레드를 숨지게 한 총격을 누가 가한 것인지 아직 특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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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로 추정할 수 있는 인물은 반다나를 쓴 남성 외에 그를 살해하려던 23세 케빈 화이트사이드도 있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 당시, 갱단에 연루된 화이트사이드 역시 총을 든 채 브로드웨이 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밴쿠버 지역사회는 윙의 뜻밖 희생에 충격에 빠졌다.
알프레드는 특히, 인명구조원이 되려고 훈련받고 전자공학 분야에 열중하는 모범생이었기 때문에 가족과 지인들의 슬픔은 더욱 컸다.
알프레드가 다녔던 한 교회 목사는 "고작 15살 난 생명이 꺼졌다"고 안타까워하면서 "더 좋은 곳에서" 영면하길 희망했다.
형 윌프레드는 "가족들이 충격에 빠졌다. 가슴이 허할 것이다"라며 비통해했다.
학교 측과 알프레드가 다닌 수영클럽 측은 그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만들어 추도했다고 SCMP는 소개했다.
애덤 파머 밴쿠버 경찰청장은 "지역사회가 알프레드의 사망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하고 "무고한 사람이 살해당하는 건 드물다. 비통한 일이다"라며 목격자가 더 많이 나서주길 촉구했다.
파머 청장은 또 "밴쿠버는 안전한 도시"라고 전제하면서도 몇몇 범죄조직 간 살인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솔직히 밝혔다.
밴쿠버에서 행인이 그런 총격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건 2004년이 마지막이었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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