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2명 발인…"힘들고 어렵게 세상을 산 사람들인데…"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야", "이놈아 이게 뭐야, 이렇게 가면 어떡해"
6명의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간 서울 종로 '여관 방화 참사'의 피해자 김모(55)씨의 발인이 치러진 서울 구로성심병원 장례식장. 빈소에는 자식을 먼저 앞세운 노모의 오열이 이어졌다.
이번 겨울 가장 추운 날씨에 가족을 잃은 빈자리는 더욱 차갑고 시리게 느껴지는 듯했다. '이제 그만 보내주자'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노모는 아들에게 마지막 술잔을 올린 뒤 한참 자리를 뜨지 못했다.
황망한 사고 소식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빈소를 지켜온 상주는 숨죽여 눈물 흘렸고, 절친한 친구를 먼저 떠나보낸 50대 중년 남성들도 무거운 침묵을 유지한 채 허공을 보며 가끔 한숨을 쉬었다.
영정 사진을 따라 관을 운반하는 내내 유족들은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 관이 운구차에 실린 뒤에도 노모는 마지막 숨결이라도 붙잡으려는 듯 관 위에 엎드려 하염없이 울먹였다.
고인의 사촌 형(64)은 "힘들고 어렵게 세상을 산 사람들이었는데 너무 큰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주변에서 이런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게 또 우리 가족 일이 되더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 치러진 또 다른 피해자 김모(54)씨의 발인 역시 침통한 분위기 곳에서 치러졌다. 유족들은 슬픔을 간신히 억누른 채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한 중년 여성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오빠', '우리 오빠'라며 고인을 향해 대답 없는 외침을 계속했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한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는 이도 있었다.
영정 사진 뒤로 자주색 천으로 덮인 관이 자리하자 슬픔은 더해졌다. "왜 이렇게 빨리 갔어, 어디로 갔어, 이런 죽음이 어디있냐"며 울부짖던 한 남성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한 여관에서 유모(53)씨가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주인에게 거절당하자 홧김에 저지른 불로 모두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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