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6년 에이스 기대를 한몸에 받다가 2017년에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kt wiz 주권이 2018년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제 프로 4년 차인 주권은 짧은 기간에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주권은 "2016년에 잘했던 것, 2017년에 못했던 것, 다 경험이다"라며 "안 좋은 성적과 좋은 성적을 다 생각하면서 2018년을 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신인과 똑같다. 처음 입단했다는 각오로 새로 시작할 것"이라고 결의를 보였다.
주권은 2016년 134이닝을 던지면서 6승 8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다.
초반에는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5월 2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무사4구 완봉승으로 '사고를 쳤다'. 데뷔 첫 승리를 볼넷 하나 없는 무결점 완봉승으로 장식한 것이다. 이는 kt 구단 최초의 완봉승이기도 하다.
이후 주권은 4연승을 달리는 등 좋은 흐름을 탔다.
2017년은 큰 기대 속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개막 3연패에 빠지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구위가 되살아나지 않아 불펜으로 이동했다. 결국 주권은 2017시즌 81⅔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6.61에 그쳤다.
주권은 지난해 부진 이유를 분석해봤다. '준비과정'에서 잘못했다는 것이다.
주권은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배려를 받았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시작했다. 그런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문에 스프링캠프에서 빨리 돌아왔다. 나는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개막 후 공에 힘이 떨어졌더라"라고 돌아봤다.
귀화 선수인 주권은 WBC에 중국 대표로 참가했다. 국제대회에 출전한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또 그 과정에서 시즌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했다는 교훈도 얻었다.
주권은 2016년 잘했던 이유도 '준비'에서 찾았다. 그래서 올해 재도약의 관건도 스프링캠프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그때(2016년)는 스프링캠프 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며 "그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비시즌 기간 주권은 홈 구장인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근력, 지구력, 체력을 보강하는 데 집중했다.
슬럼프에 빠지면서 마음도 함께 무너지지는 않았을까. 주권은 문제 없다고 말한다.
그는 "야구할 때는 성적에 신경이 쓰이기는 하는데, 야구장이 아니면 신경 안 쓰인다. 사복을 입고 있으면 잊으려고 한다. 안 좋은 것은 잊고, 좋은 것은 기억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봉의 기억은 잊으려고 해도 생각이 난다. 제일 좋았던 거니까"라며 잘했을 때의 느낌을 항상 떠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주권은 올해 선발투수로 복귀할 수도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지난해 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주권을 선발투수로 올려보냈다.
"다시 선발을 맡아야 할 선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주권은 "선발투수 경쟁은 항상 한다는 마음이다"라며 선발의 꿈은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제 보직이 선발인지 불펜인지 모른다. 스프링캠프에서 제 위치를 찾고, 보직에 맞게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준비는 잘해왔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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