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기자 뒤통수만 봐"…펜스 '통곡의 벽' 동행 여기자들 항의

입력 2018-01-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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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기자 뒤통수만 봐"…펜스 '통곡의 벽' 동행 여기자들 항의
취재구역 남녀 분리 조치에 시야 확보 안돼 '성차별'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방문했을 때 동행한 여성 기자들이 동료 남성 기자들과 울타리로 분리된 채 취재 현장이 잘 보이지 않는 구역에 배치되는 차별을 당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AFP통신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펜스 부통령의 '통곡의 벽' 방문 현장에 동행한 여성 기자들은 동료 남성 기자들과 울타리로 분리된 채 취재해야 했다.
'통곡의 벽'은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유대교의 성지로, 남녀가 따로 방문하도록 하는 분리 규정을 두고 있다.
문제는 여성 기자들의 취재 구역이 남성 기자들의 뒤쪽으로 배치돼 '통곡의 벽'과 펜스 부통령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등 취재를 위한 시야 확보가 불리했다는 점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도 남녀 기자가 분리되기는 했지만, 여성 기자들은 시야를 가리지 않는 위치에서 취재할 수 있었다.
이날 여성 기자들이 항의하자 백악관 직원이 결국 취재 구역을 덮은 방수천을 제거하고, 여성 기자들이 의자 위에 올라서서 취재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현장에 있던 여성 기자들은 트위터에 '#PenceFence'(펜스펜스) 해시태그를 달아가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스라엘 신문 '글로브즈'(Globes)의 한 기자는 AFP에 "2등 시민이 된듯한 기분이 든다"면서 "우리는 우리 일을 하는 것을 금지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당국이 지나쳤다면서 여성 기자들을 남성 동료들 뒤에 울타리로 분리해놓은 것은 "종교적 규칙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 얼리사 파라는 "'통곡의 벽' 규정을 준수하면서 여성과 남성 기자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이번 일을 소개하면서 펜스 부통령은 과거에도 성차별적인 이중 잣대를 지녔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아내를 제외한 다른 여성과는 단둘이 식사도 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성차별적인 관념이라는 지적과 함께 구설수에 휩싸인 적이 있으며, 밤늦게 일할 때는 남성 보좌진만 일을 돕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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