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억제하는 새길 국내 연구진이 찾았다

패혈증 억제하는 새길 국내 연구진이 찾았다
서울대 백성희·숙대 김근일 연구팀 "치료제 개발 기여 전망"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연구재단은 백성희 서울대·김근일 숙명여대 교수 연구팀이 패혈증을 억제하는 새로운 길을 찾았다고 26일 밝혔다.
패혈증은 혈관에 침투한 세균이나 독소 때문에 온몸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발병하면 증상이 빠른 속도로 악화할 수 있다. 다양한 장기 손상으로 치사율을 높이기도 한다.
패혈증 치료는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해 원인균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때 패혈증 원인균을 알아내려면 3∼5일가량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 안에 환자 상태를 살피는 게 치료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히스톤 탈메틸화 효소 'LSD1'(Lysine-specific demethylase 1) 인산화 여부가 패혈증 염증반응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인산화는 어떤 물질에 인산이 붙는 반응을 뜻한다.
지금까지 염증 반응과 관련해 LSD1 기능이 보고된 바는 없다.
LSD1은 안드로젠 수용체나 에스트로젠 수용체 등과 결합해 암 발생이나 생체 리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LSD1 인산화가 안 되는 돌연변이 생쥐 실험을 통해 이를 자세히 살필 수 있었다.
생쥐에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LPS·지질 다당체)을 놔 패혈증과 유사한 상황을 유도했을 때 돌연변이 생쥐는 폐 조직 손상이 적었다. 생존율도 더 높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LSD1이 염증 신호에 반응하는 전사인자(p65)와 결합하는 것을 확인했다.
LSD1과 결합하며 활성을 지속하는 p65는 과도한 염증 반응으로 이어지고, 이는 장기 손상 등을 초래해 패혈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바꿔 말하면 LSD1이 인산화하지 않은 경우엔 생쥐 실험 결과처럼 염증 반응이 지속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백성희 교수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새로운 신호전달 경로를 발견한 건데, 이 경로를 차단하면 패혈증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했다"라며 "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집단연구) 지원으로 수행했다.
김동하 서울대 박사과정과 남혜진 서울대 박사(한국화학연구원)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 논문은 셀(Cell) 자매지인 '몰레큘라 셀'(Molecular Cell) 25일 자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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