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키 사상 월드컵 첫 메달에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 주인공
지난해 12월 유로파컵 우승…올림픽 스키 종목 첫 메달도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스키는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처음 동계올림픽 메달을 따냈고, 지금까지 금메달 26개를 포함해 총 메달 53개를 수확했지만 이 메달들은 모두 빙상 종목에서만 나온 것이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총 금메달 102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0개가 스키 종목에 걸려 있다.
따라서 한국 스키는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첫 메달 획득의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각오다.
그중에서도 메달 획득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가 바로 스노보드 알파인에 출전하는 이상호(23·한국체대)다.
이상호가 출전하는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은 알파인 스키처럼 스노보드를 통해 가파른 경사를 빨리 내려오는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16강이 겨루는 결선부터는 두 명씩 토너먼트 맞대결을 통해 더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상호는 이 종목에서 2017-20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랭킹 9위에 올라 있다.
월드컵 시즌 랭킹으로 보면 메달권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지만 16강 토너먼트가 1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허다한 종목의 특성상 시상대 가장 윗자리도 얼마든지 노려볼 수 있다.
이상호는 이미 한국 스키 종목의 역사를 여러 차례 새로 쓴 선수다.
우선 지난해 3월 터키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2위에 올라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월드컵 메달을 획득했다.
지금까지도 한국 스키 선수가 FIS 월드컵에서 메달을 딴 사례는 이 대회의 이상호와 최보군(동메달) 등 2명이 전부다.
이상호는 또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올라 한국 스노보드 선수 최초로 아시안게임을 제패했다.
강원도 사북고등학교 출신 이상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권유로 스노보드를 접했으며 특히 어린 시절 사북의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에서 훈련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배추 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른 뒤 귀국하는 자리에 배추가 선물로 등장할 정도로 배추와 이상호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지난해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테스트이벤트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상호는 지난해 12월 초 유로파컵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시즌을 상쾌하게 출발했다.
유로파컵은 월드컵보다 한 단계 낮은 대회이기는 하지만 당시 세계적인 톱 랭커들이 대부분 출전해 월드컵에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었다는 평이 나왔다.
그러나 이후 이상호는 월드컵에서 8강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지 못하며 잠시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호는 지난해 12월 말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월드컵은 올림픽으로 가는 여러 대회 중의 하나"라며 "현재 컨디션도 좋고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그러면서 "월드컵에서 무리하게 욕심을 내다가 안 좋은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계하며 "이번 올림픽은 한국에서 열리고 또 저의 첫 올림픽인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이달 들어서만 월드컵 8강에 두 차례 진출하며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한국 스키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상호 외에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의 최재우(24)에게도 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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