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장류 복제연구 어디까지 왔나…"기술력 충분"

입력 2018-01-25 02:01   수정 2018-01-25 14:59

한국 영장류 복제연구 어디까지 왔나…"기술력 충분"

김선욱 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자원은 부족한 편…계속 지원해야"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세계에서 처음으로 중국이 체세포 핵 치환 방식 원숭이 복제에 성공하면서 국내 영장류 복제연구가 어디까지 왔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마디로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자원이 부족하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
국내 영장류 복제연구의 최일선에 선 곳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다.
생명공학연구원은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국가영장류센터와 미래형동물자원센터를, 전북 정읍시에 영장류자원지원센터를 각각 두고 있다.
각 센터에서 맡은 세부적인 업무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적 영장류 연구기반을 바탕으로 영장류 자원과 난치성 질환 신의약 개발 지원을 목표로 한다.

김선욱 생명공학연구원 미래형동물자원센터장은 25일 "국내에서도 자궁에 착상하기 직전 단계인 배반포기까지의 기술은 갖고 있다"며 "(해당 기술은) 이번에 중국에서 성공한 체세포 핵 치환 복제의 핵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세계 첫 타이틀'을 중국에 내줘야 했던 이유는 기술력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
실험 자원의 차이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점이다.
김 센터장은 "복제를 통해 산자(새끼)를 만드는 정도까지 실험하려면 엄청난 수의 원숭이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중국은 우리나라와 스타트 라인 자체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미국 등에는 최대 수만 마리 규모의 영장류를 보유할 수 있는 센터가 있다.

국내의 경우 정읍 영장류자원지원센터가 약 4천 마리를 사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YNAPHOTO path='C0A8CA3C000001612AD1A49500013738_P2.jpeg' id='PCM20180125000014044' title='원숭이 복제(PG)' caption='[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
지난해 7만2천㎡ 터에 준공한 이 센터에선 고품질 'SPF(특정 병원성 미생물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 영장류' 자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국가적으로도 이런 연구 지원은 계속 늘려야 한다"며 "치매나 퇴행성 뇌 질환 등 치료제 개발이나 뇌 신경 과학 연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선 '연구의 선택과 집중'도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경우 포닥(박사 후 과정)을 한 연구자가 3년 이상 한 가지 과제에만 매달릴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러 일을 병행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김 센터장은 "인프라는 갖춰진 만큼 이제부터 인재를 키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비로소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게임이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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