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모든 구성원 결의안 이행 필요"·라브로프 "공격적 대북 수사 경계"
(워싱턴·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이승우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핵 문제를 논의했다고 양국 외교 부처가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통화에서 북한의 불법적이고 위험한 핵 개발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맞서기 위해 캐나다 외무장관과 공동 주최한 '한반도 안보와 안정에 대한 외교장관회의(밴쿠버회의)'에 관해 논의했다고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안을 모든 (유엔) 구성원이 긴급하게 이행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노어트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러시아와 중국은 한국전쟁 당시 한국을 지원한 나라들이 주도해 개최한 밴쿠버회의가 남북한 간 대화를 방해하고 한반도 상황을 악화한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언론보도문에서 "미국 측의 요청으로 전화통화가 이뤄졌으며 광범위한 현안이 논의됐다"면서 "두 장관은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응징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요구(결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소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통화에서 북한에 맞서는 블록 구축, 해상 봉쇄 위협 등을 포함한 북한에 대한 공격적인 수사(修辭)가 야기하는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다시금 경계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북한이 보이는 대화 태도에 주의를 환기하면서 러시아와 중국 측의 제안(러-중 로드맵)을 고려해 전적으로 정치·외교적인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고 외무부는 전했다.
'러-중 로드맵'은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비확산을 공약하면, 한·미 양국이 1단계로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2단계에서 북미 간·남북 간 직접 대화로 관계를 정상화하고 3단계에서 다자협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구상을 말한다.
이밖에 양국 장관은 통화에서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인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문제도 논의했다.
시리아 문제와 관련, 미 국무부는 두 장관이 유엔이 이끄는 제네바 협상에서 바사르 알 아사드 정권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도록 보장하는 러시아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고, 러시아 외무부는 시리아 국민만이 스스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갖는다는 점을 라브로프 장관이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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