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로폼 드라이비트 외장재, 불붙이자 순식간에 '화르르'(종합)

입력 2018-01-25 16:42   수정 2018-01-25 16:55

스티로폼 드라이비트 외장재, 불붙이자 순식간에 '화르르'(종합)
대전소방본부 드라이비트 외장재 연소 실험…"스티로폼, 글라스울보다 화재 취약"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김소연 기자 =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건물을 외벽을 만들 때 단열재를 불에 잘 타는 스티로폼으로 쓰면 불이 번지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험이 진행됐다.
대전소방본부는 25일 119시민안전센터에서 드라이비트 구조 외장재 연소실험을 했다.
이날 실험은 2015년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와 지난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 드라이비트 공법이 적용된 건물서 화재가 잇따르자, 화재 확산 방지대책과 소방대응책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험은 서로 다른 단열재를 쓴 드라이비트 구조 외장재(높이 1.8m, 폭 0.9m) 4개에 각각 불을 붙여 확산도 등을 살피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가연성 소재로는 스티로폼과 아이소핑크가 사용됐다. 이 두 가지는 화재 시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지목돼 지난 2015년부터 드라이비트 외벽 단열재로 사용이 금지됐다.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스티로폼, 준 불연소재인 글라스울(유리섬유) 등 총 4가지 다른 단열재가 실험에 사용됐다.


소방당국은 각각의 외벽에 불을 붙이고서 불길이 얼마나 외벽을 타고 올라가는지, 불의 온도가 얼마나 치솟는지 등을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지켜봤다.
실험결과 스티로폼과 아이소핑크를 사용한 외장재는 난연 스티로폼과 글라스울과 비교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 관계자가 인화성 액체를 이용해 스티로폼과 아이소핑크에 불을 붙이자 불은 순식간에 위로 타고 올라갔다. 시커멓고 메케한 연기도 뿜어져 나왔다.
열화상 카메라 그래프를 보면, 스티로폼 외벽에 불을 붙인 지 약 45초 만에 1.8m 높이의 외벽 중층부 온도가 350도까지 치솟았다.
1분이 지나자 상층부도 350도 가까이 온도가 올랐다.
아이소핑크 역시 1분이 지나자 중층과 상층부 모두 온도가 350도까지 상승했다.
반면 글라스울에 불을 붙여도 퍼지지 않았고, 인화성 물질이 모두 타자 불길은 오히려 사그라들었다. 연기도 거의 나지 않았다.


난연 스티로폼 역시 중층부와 상층부 온도 변화가 크지 않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상층부 온도가 얼마나 빨리, 높게 치솟는지는 화재가 얼마나 빨리 확산하는지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라스울은 스티로폼보다 단위당 단가가 약 1.5배 비싸 실제 공사 현장에서는 사용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대 대전중부소방서 진압대장은 "외장재에 따른 드라이비트 연소 특성과 진행 방향을 알아보려고 실험을 했다"며 "스티로폼은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이 간편해 건축물 내외장재로 많이 쓰지만, 화재 발생 때 연소 속도가 빠르고 맹독성 가스가 많이 발생해 인명 피해를 초래할 뿐 아니라 소방 활동에도 지장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소방본주는 다음 달까지 가연성 외장재 사용 건축물을 전수 조사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화재 예방이나 진압 등에 대처하기 위한 대응책을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o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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