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 장관이 연달아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겠다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달러화 가치가 3년여 만에 최저치로 내리고 아시아 증시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달러화 약세가 무역과 기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좋다"면서 "장기적으로 달러화의 힘이 미 경제의 힘을 반영하며, 현재도, 앞으로도 주요 기축 통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역대 재무장관들이 달러화 강세를 지지했던 것과 정반대인 데다 미 정부가 무역 수지를 개선하려 달러화 가치를 더 떨어뜨리려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외환 시장이 술렁였다.
달러화에 하향 압력이 거세지면서 6개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한국 시간으로 25일 오전 4시께 89.158까지 내려 2014년 12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이는 하루 사이에 무려 1.2% 떨어진 것이다.
DXY는 지난해 초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최근 1년 사이에 14% 정도 하락했다.
달러화 약세를 타고 다른 화폐는 일제히 몸값이 뛰었다.
엔화는 전날 달러 대비 110엔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이날 오전 3시께 108.97엔까지 내려 109엔 선도 하향 돌파했다. 엔화 환율이 내린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그만큼 오른다는 뜻이다.
위안화도 강세를 이어갔다.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3724위안으로 고시해 전날보다 0.3% 내렸다. 이는 5일 연속 절상한 것이자 2015년 11월 이후 최고로 위안화 값을 끌어올린 것이다.
금값도 껑충 뛰었다. 이날 장중 온스당 1천361달러까지 치솟아 하루 사이에 1.8% 뛰었다.
여기에다 윌버 로스 상무 장관도 같은날 WEF에서 중국을 겨냥해 "말로만 자유무역을 옹호할 뿐 행동으로는 보호무역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 점도 무역 전쟁의 전운을 짙게 만들며 아시아 증시에 부담을 줬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이틀째 하락하며 장중 1% 넘게 빠졌고, 중국 선전종합 지수도 0.12% 하락 거래되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0.16% 내리고 있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