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서울시는 밀월기…서울시가 긴 인수위 역할 했다"
"대중교통 무료이용 비판에 망치로 맞은 느낌", "착한 선거 치르고파"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25일 "서울시장만 하더라도 노력만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대통령이 운명을 타고나야 하듯 서울시장도 운명적인 자리다"라며 '6·13 지방선거' 3선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국회의원을 하라는 분, 아무 직 없이 네트워크를 꾸리라는 분, 총리를 하라는 분들이 있었다"면서도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지사를 권유한 분도 있었지만 자칫하면 정치공학적으로 보이고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민주당에 대한 기여도 낮지 않았냐는 당내 일부 비판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당에 오래 있었다고 해서 기여를 많이 하는 것은 아니다"며 "작년과 올해 새로 들어온 당원이 아주 많지 않으냐. 당이 확장되는 성취를 이룬 것도 큰 기여"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이 서울과 인천, 경기에서 다 이긴다는 관측이 높았지만 결국 서울만 승리하지 않았느냐"며 "그것도 기초단체장, 시의회까지 압도적 승리를 했는데 제가 기여한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당내 경선 때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의 표심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과 서울시는 밀월기"라며 긴밀한 관계임을 부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대선 전 서울시 인사들을 발탁해도 좋겠냐고 물은 적이 있다고 소개한 뒤 "문재인 정부가 서울시의 정책과 인물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몇 마디 한다고 해서 문 대통령 지지층의 마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정치적 수준이 높은 분들인데 잘 판단할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또 국무회의 때 서울시장이 배석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일일이 답변한다고 전하면서 "문 대통령이 저를 배려한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재선 시장까지 하던 기간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이었다. 저만큼 정치탄압을 많이 받은 정치인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가 탄생할 때까지 서울시가 긴 인수위와 비슷한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저는 선거 때 다른 후보를 공격하고 그런 적이 없었는데 정책 중심으로 선거전을 치르면 좋겠다"며 "착한 선거를 치르고 싶다"고 희망했다.
박 시장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후반대로 떨어진 첫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물음에 "결코 낮은 지지율이 아니다"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중국, 북한 등 대통령의 신중함과 취임 후 성과가 반영된 것이다. 대통령이 잘하고 계신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세먼지 대책 중 하나인 대중교통 무료이용 정책이 여야 정치권의 비판을 받은 데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해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같았다"며 "정치인들이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며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 부동산 정책이 정부와 엇박자를 냈다는 일부 정치권의 비판론에 대해서는 "서울시는 정부 정책에 궤를 맞춰서 할 계획"이라며 "강남 등 재건축 사업은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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