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일 내한공연…"많은 밴드가 모국어로 노래하길"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듣기 편한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이나 화려한 전자음악이 대세인 요즘 하드록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영미권이 아닌 나라의 록이라면 더욱 그렇다.
스페인 록을 생생하게 들어볼 기회가 왔다. 26일 부산대 앞 라이브 펍 섬데이와 27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공연하는 '베리테락'(Berri Txarrak)이 그 주인공.
고르카 우르비수(Gorka Urbizu), 다비드 곤살레스(David Gonzalez), 갈데르 이사히레(Galder Izagirre)로 이뤄진 얼터너티브 하드록 밴드 베리테락은 1994년 결성돼 지난해까지 총 아홉 장의 정규앨범을 냈다.
이들은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땀에 흠뻑 젖고, 에너지 넘치고, 귀에 잘 감기는 음악을 하는 파워 트리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베리테락은 영어로도, 스페인어로도 노래하지 않는다. 이들이 나고 자란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고유어로 노래한다. 대신 다른 나라 팬들이 이해할 수 있게 홈페이지에 영어로 가사 번역본을 올려둔다.
"노래를 작곡하고 부를 때는 그만큼 자신감이 있어야 하고 본인에게 편해야 해요. 저희는 영어를 할 줄 알고 좋아하지만, 영어로 노래하는 건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제 모국어가 제 성격을 잘 반영해주는 것 같기도 해요. 많은 밴드가 그들의 모국어로 노래했으면 좋겠어요. 다양성은 언제나 좋죠."
이렇게 노래할 수 있는 건 탄탄한 마니아층이 있기 때문. 베리테락은 "유럽에는 수많은 나라가 있고, 셀 수 없이 많은 밴드가 각각 고유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 고향 바스크 지역에는 정말 탄탄한 록 신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팬들에게 권하고 싶은 베리테락의 대표곡을 묻자 '균형'(Oreka)을 추천했다. 2005년 10월 발표된 곡으로 흥겨운 사운드가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한다.
이들은 "사실 우리 노래는 각각 다른 소리를 갖고 있다. 록을 바탕으로 하지만 펑크 록, 인디, 메탈도 한다"며 "듣는 분들이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음악 시장에서 록의 비중이 줄어들고 전자음악 시장이 커진 데 대한 견해를 묻자 "아마도 그런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 기타 소리가 있는 음악은 마법 같다고 생각한다. 특히 라이브가 그렇다"며 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4년째 밴드를 유지한 비결에 대해서는 "인내심과 호기심"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우린 적극적인 밴드여서 지겨움을 느끼지 않는다. 새 앨범을 만들 때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말했다.
베리테락은 한국 공연 직후 중국 베이징 공연을 위해 출국한다. "투어 기간에 그 나라 관광명소를 보지 못하는 게 이젠 적응됐다"면서도 "적어도 한국의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떠나고 싶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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