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냉각탑 충전재 교체하던 중 질소에 질식"…4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
<YNAPHOTO path='AKR20180125184351053_01_i.jpg' id='AKR20180125184351053_0101' title='' caption='포항제철소 산소공장 [포스코 제공=연합뉴스] '/>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손대성 최수호 기자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5일 냉각탑 충전재 교체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근로자 4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이날 오후 4시께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항제철소 안 산소공장에서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이모(47)씨 등 4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포항 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세명기독병원, 성모병원, 포항선린병원 등에 안치됐다.
사고는 포항제철소 내 산소를 공급하는 공장에서 발생했다.
외주업체 근로자들은 이날 제철소 내 고로에 산소를 공급하는 산소공장 냉각탑에서 충전재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냉각탑은 5층(25m) 높이로 크레인을 이용해 출입할 수 있다.
제철소 측은 이들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충전재 교체작업을 한 뒤 오후 3시부터 30분간 쉰 후 다시 작업하다 새어 나온 질소를 들이마셔 질식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는 질소는 지구 대기의 약 7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냄새, 색깔, 맛이 없고 상온에서 기체 상태를 유지해 유출됐는지 자각하기 어렵다.
질소 자체는 독성이 없지만 질소 가스 때문에 산소가 일정량 이하로 줄면 질식에 이른다.
포스코 관계자는 "숨진 4명이 질식한 가스는 질소로 추정되지만,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근로자들은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최근 5년 사이에 크고 작은 사고가 7건 발생했다.
특히 2013년 12월에는 파이넥스 3공장 주변 플랜트산소설비 현장에서 콜드박스를 점검하던 외주업체 직원 2명이 질식해 숨졌다.
콜드박스는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질소, 아르곤 등을 분리해 인근 파이넥스 공장 등으로 공급하는 장치다.
가스에 질식해 외주업체 직원이 숨졌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와 유사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제철소 관계자를 상대로 사고 경위와 안전관리 문제점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고 있고 내일 추가로 사고 현장을 정밀 조사할 예정이다"며 "앞으로 유족, 검찰과 상의해 부검을 거쳐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사과문을 내고 "관계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해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며 "책임감을 갖고 고인들과 유가족분들께 회사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후속 수습에 정성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망자]
▲ 이모(47) 안모(31) 주모(26) 이모(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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